저렴한 공장 건립 비용·높은 내수 시장 잠재력 꼽혀
중국공장서 내수용 제품만 생산…현지화 제품 개발도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의 첫 해외 생산기지로 중국을 선택했다. 비교적 저렴한 초기 비용에 더해 중국 내수 시장의 잠재력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중국에 첫 해외 생산기지를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해외사업 총괄법인인 삼양 싱가포르 유한회사를 설립하고 이 회사에 647억원을 출자한다. 중국 공장 건립 시기 등 세부 내용은 향후 공시를 통해 발표한다.
전량 수출에만 의존하던 삼양식품이 해외 공장 설립에 나선 것은 수출량이 급증한 영향이다.
실제 삼양식품의 지난해 연간 수출액은 8093억원으로 2016년(930억원) 대비 9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기간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6%에서 68%로 대폭 뛰었다.
올해는 3분기까지 총 9638억원의 수출액을 기록하며 수출 비중이 77%까지 늘었다.
삼양식품은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밀양2공장을 건설 중이다. 당초 밀양2공장의 생산라인도 5개로 계획했으나 수출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자 6개로 확대한 바 있다.
하지만 밀양2공장만으로는 향후 늘어나는 수출량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삼양식품 측 설명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현재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밀양2공장을 건설 중이지만, 2027년쯤에는 다시 공급량이 수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첫 해외 공장 후보지로 미국과 중국을 놓고 저울질을 지속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에 공장을 설립할 경우 향후 불안정한 환율과 트럼프 2기 행정부 이후 정책에 안정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농심의 경우 중국(상해·청도·심양·연변)과 미국(LA)에 모두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삼양식품은 중국을 선택한 이유로 우선 비교적 저렴한 공장 건립 비용과 현지 시장에서의 성장가능성을 꼽았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중국은 삼양식품의 최대 수출국으로, 전체 수출량의 25% 가량을 차지한다. 중국에 이어 미국과 동남아 지역이 20%대 초반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유럽은 10%대 후반이다.
여기에 더해 14억명에 달하는 중국 인구를 감안하면 향후 대(對) 중국 수출 비중은 점차 늘어날 것이라는 게 삼양식품 측 설명이다.
삼양식품은 중국 공장을 통해 제품 현지화에도 나설 예정이다. 현재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중국 현지에서 '훠지멘'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식품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중국 내수 시장에만 유통될 예정이다. 미국과 유럽 등 나머지 국가에 대한 물량은 원주와 밀양공장 등 국내 공장에서 담당한다는 방침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중국에 현지 공장을 세워 내수 시장 파이를 키워나가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며 "중국 현지 공장을 통해 더 현지화 된 제품을 개발할 수도 있고 수요도 충분히 있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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