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페타시스 유증 강행…소액주주 집단 행동 나서

기사등록 2024/12/16 15:10:21

소액주주연대 지분 5.56% 확보, 집단 행동 불사

'유증 반려 성명서' 발송…국민연금에 탄원서 제출

[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코스피 상장사 이수페타시스가 5500억 규모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강행하면서 소액주주연대가 집단 행동에 나서고 있다. 주주연대는 회사 측에  유증 철회 및 재발 방지 대책을 요청하고, 2대 주주 국민연금에도 유증 반대를 위한 공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연대는 '유상증자 증권신고서 반려 촉구 성명서'를 회사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성명서에는 약 622명의 주주가 서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주주연대는 "최근 이수페타시스가 추진한 5500억원 규모 유상증자와 제이오 인수 과정에서의 공시 시점, 보호예수 해제 예외 적용(강득주 제이오 최대주주) 등 일련의 의사결정은 매우 불투명하게 이뤄졌다"며 "시장 신뢰를 저하시키는 사태에 우려를 표명하며, 현 사업과 연관성이 부족한 제이오 인수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액주주연대는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를 통해 이수페타시스 지분 5.56%(350만7727주, 12월13일 기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주주제안권 행사를 위한 지분 3%를 크게 웃돈 것으로, 향후 소액주주연대가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을 제안하고 유증 철회와 제이오 지분 인수 중단을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를 위해 소액주주연대는 이수페타시스에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를 신청하며, 회사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최근 소액주주가 집단 행동에 나선 것은 사 측이 논란이 된 유상증자를 강행하기로 한 영향이다. 지난 2일 이수페타시스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를 받으며 유증 철회 기대감이 커졌지만, 이후 회사가 정정 신고서를 제출하고 유증을 강행하자 논란이 재점화됐다. 유상증자 재추진 여파에 지난 12일 이수페타시스의 주가는 13% 넘게 빠졌다.

 지난 11일 제출된 정정신고서에 따르면 유상증자 규모,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자금 조달 목적 등 주요 사항은 그대로 유지됐으며, 유증 일정만 3주 가량 미뤄졌다. 최대주주 이수의 유증 참여율은 기존 100%에서 120%로 확대됐고, 제이오 및 이수페타시스 사업 내용이 추가된 것이 그나마 주목할 점이다.

소액주주연대는 "2차전지 부품기업 제이오 인수는 이수페타시스의 주주가치를 크게 훼손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연대는 '이수페타시스 유상증자 및 제이오 인수 반대 동참 촉구'이라는 제목으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공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이수페타시스 지분 9.20%(582만363주, 11월15일 기준)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소액주주연대는 국민연금에 유증 반대 호소문과 이수페타시스 유상증자 결정 규탄 및 철회 촉구 탄원서(1074명), 주가 변동 차트 등이 포함된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수페타시스의 ▲기습적인 유상증자 발표 시점과 투자자 보호 ▲제이오 인수를 위한 보호예수 해제 예외 적용 ▲경영권 프리미엄 관련 불공정성 ▲주주 가치 훼손과 사업적 시너지 불확실성 등을 문제삼으며, 국민연금이 이번 유상증자에 반대할 것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뉴시스는 이수페타시스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한편 이수페타시스가 금감원에 제출한 정정 증권신고서의 효력 발생일은 오는 27일이다. 최근 금감원은 두산에너빌리티의 분할·합병과 고려아연, 현대차증권의 유상증자에 제동을 걸고 있어, 승인 여부에 시장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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