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외무 "시리아 대표성·포용적 정부" 촉구
佛외무 "1대표단 파견…자산 회수 등 평가"
서방, HTS 테러단체 해제 "행보 보고 판단"
BBC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시리아 반군과 외교적 접촉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HTS는 여전히 영국에서 금지한 테러 조직이지만, "영국은 외교적 접촉을 할 수 있고, 예상대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래미 장관은 "우리는 시리아에서 대표성이 있는 정부, 포용적인 정부를 원한다. 비축된 화학무기는 사용되지 않고 안전하게 보호되길 원하며 폭력도 계속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래미 장관은 다만 그가 HTS 측과 직접 접촉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밝히면서, 소통은 외교 및 정보 기관 중심 채널을 통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또 영국 정부가 HTS를 테러 단체에서 곧바로 해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해제 여부는 HTS의 향후 행보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레반트 해방기구'란 뜻의 HTS는 알카에다 분파 세력인 '알누스라 전선'을 전신으로 하지만, 2016년 알카에다와 공식적으로 결별을 선언하고 보다 온건한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래미 장관은 "알카에다는 영국 영토에서 엄청난 인명 피해를 입혔다. 우리는 HTS 행동에 따라 그들을 판단할 것"이라며 "향후 금지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지만, 지금이 시리아에 중요한 순간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래미 장관의 발언은 영국 정부가 난민 등 시리아 취약 계층을 위해 5000만 파운드(약 900억원)의 인도적 지원을 발표한 데 이어 나왔다. 3000만 파운드는 시리아 내 식량과 의료, 쉼터 등에, 1000만 파운드는 레바논의 세계식량계획(WFP)에, 1000만 파운드는 요르단의 유엔난민기구(UNHCR)에 전달된다. 그는 "영국의 주요 목표는 지역 안정을 촉진하는 동시에 시리아 국민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아울러 영국 정부는 시리아 내 화학무기 제거를 위해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를 지원하고, 시리아 임시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12만 파운드의 기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영국은 2013년 시리아 내 대사관을 폐쇄했다. 아사드 정권이 2011년 '아랍의 봄' 시위를 잔인하게 진압하기 시작한 지 2년 뒤다. 아사드 정권의 민주화 시위 유혈 진압으로 시리아인 50만명 이상이 사망했고 1200만명이 고국을 떠났다.
2011~2021년 영국에 망명 신청을 한 시리아인은 3만여명 규모다. 영국 내무부는 지난주 아사드 정권이 붕괴한 뒤 시리아 난민 심사를 중단했다.
이와 함께 프랑스 정부도 HTS 측과 접촉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르피가로, RT에 따르면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시리아에 파견하는 대표단이 17일 다마스쿠스에 도착할 예정"이라며 "외교관 4명은 시리아 내 우리 자산을 회수하는 문제와 현지 주민들의 인도주의적 필요를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대표단이 시리아를 방문하는 것은 12년 만이다. 바로 장관은 "시리아 과도정부는 침착할 것을 촉구하고 위반에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고무적인 성명을 발표했다"며 "이것이 실제 현장에서 이행되고 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는 2012년 시리아 내전이 시작되면서 아사드 정권과 관계를 단절했다. 프랑스는 미국 및 다른 유럽 동맹국과 마찬가지로 쿠르드족이 이끄는 시리아민주군(SDF)과 온건한 성향의 반군을 지원해 왔다. 2018년 4월엔 미국, 영국과 함께 아사드 정권이 장악한 영토에 공습을 실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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