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골란고원 정착촌 인구 두 배로 늘리고파"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시리아 내부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접경지 골란고원 정착촌을 확대하기로 했다.
16일(현지시각) BBC, AP 등 외신을 종합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날 자국과 시리아 국경에 새로운 전선이 형성됐다며 정착촌 확대를 장려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골란고원 정착촌 인구를 두 배로 늘리고 싶다고 말했다. 골란고원에는 서른 군데 이상의 이스라엘 정착촌이 있다. 이곳에 거주하는 인구는 2만여 명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4일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에서 "이스라엘은 시리아와 분쟁에 관심이 없다"면서 "주어진 현실에 따라 시리아를 향한 이스라엘의 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바샤르 알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 축출 뒤 며칠 동안 골란고원과 시리아를 분리하는 완충 지대로 이동했다. 시리아 정권 변화가 휴전 협정 철회를 의미한다고 평가하면서다.
골란고원은 본래 시리아 땅으로 1967년 제3차 중동전쟁(6일 전쟁) 뒤로 이스라엘이 3분의 2가량을 점령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 대부분은 국제법에 따라 이를 불법 점령으로 간주한다.
에후드 올메르트 전 이스라엘 총리는 자국이 골란고원으로 확장할 이유가 없다며 "네타냐후 총리는 시리아와 대립을 확대하는 데 관심이 없으며 현재 시리아를 점령하고 있는 새로운 반군과 싸울 필요가 없기를 바란다"며 "우리는 왜 정확히 그 반대의 일을 하나"라고 반문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발표는 시리아 독재 정권을 전복시킨 이슬람주의 연합 반군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시리아해방기구) 수장인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의 발언 하루 만에 나왔다. 알졸라니는 "이스라엘의 주장은 근거가 박약해져 더 이상 최근의 침범 행위를 정당화하지 못한다. 이스라엘은 교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경계선을 분명히 넘어왔고 상황을 부당하게 격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지난 8일 뒤로 시리아에서 발생한 이스라엘 공습이 450건 이상이라며 이 중 75건은 지난 14일 저녁 뒤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HTS는 시리아에서 과도 정부를 계속 구성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수장은 알졸라니가 맡고 있다.
지난 14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HTS와 직접 접촉했다고 언급했다. HTS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정부가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고 있다.
게이르 페데르센 유엔 시리아특사는 경제 회복을 촉진하기 위해 시리아를 겨냥한 제재를 신속하게 해제하기를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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