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집회가려고 3000원짜리 샀는데…알고보니 "김호중 응원봉"

기사등록 2024/12/14 16:38:25 최종수정 2024/12/14 16:41:50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중고 거래로 응원봉을 구매했는데 알고 보니 '음주 운전 뺑소니'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가수의 응원봉이었다는 '웃픈' 사연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및 조기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전국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K팝 팬덤 문화를 상징하는 아이돌 응원봉과 흥겨운 K팝이 집회 열기를 달구고 있다.

특히 응원봉은 발광력이 좋고 건전지 교체가 용이하다는 장점 때문에 집회 필수품으로 꼽힌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와 중고 거래 사이트 등에는 '탄핵 응원봉'을 판매하거나 구하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고사이트에서 구매한 응원봉이 알고 보니 '음주 운전 뺑소니'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가수 김호중의 응원봉이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3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위하러 가려고 응원봉 샀다가 사기당한 30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는 여성 A씨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긴 글이 갈무리돼 있다.

아이돌을 잘 모르는 30대 중반이라고 밝힌 A씨는 "저번 주에 친구랑 시위하러 갔는데 다른 분들 응원봉이 너무 예쁘더라"고 운을 뗐다.

A씨는 중고 거래 커뮤니티에 '아이돌, 배우 상관없이 응원봉 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한 판매자가 "응원봉 3000원에 팔겠다"면서 응원봉 사진을 보냈다고 한다.

그는 "반지 사탕 같고 너무 예쁘더라. 다이소에서 파는 것도 2000~3000원인데, 연예인 응원봉이 3000원이면 횡재 아니냐. 바로 거래하기로 한 뒤 만나서 송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지막에 인사하면서 '근데 이거 누구 응원봉이냐'고 물었더니, 판매자가 '김호중'이라면서 수줍게 돌아가는데 벙쪄서 아무것도 못 했다"며 "아이돌, 배우 상관없다고는 했지만 김호중은 미리 말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 당장 내일 여의도 갈 건데 어디서 구하냐. 짜증 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2차 탄핵안 표결을 사흘 앞둔 11일 오후 광주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대통령 신속 퇴진 촉구 시민 결기대회'가 열리고 있다. 2024.12.11. hyein0342@newsis.com
그러면서 "미리 물어보지 않은 건 내 잘못이지만 원체 아이돌에게 관심이 없다. 그래서 누구 건지 진짜 신경 안 썼다"며 "3000원이라기엔 너무 예뻐서 빨리 사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집회에 들고 가도 되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앞서 김호중은 지난달 13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5월 9일 밤 11시 44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맞은편에 신호대기로 정차해 있던 택시를 들이받은 뒤 달아난 혐의(사고 후 미조치)를 받는다.

김씨는 사고 직후 현장을 이탈해 경기도 한 호텔로 갔다가 17시간 만인 다음 날 오후 4시30분쯤 경찰에 출석했다. 그 사이 김씨의 매니저가 김씨 대신 경찰서에 출석하고 차량에 있던 블랙박스 메모리칩을 제거하는 등 사고를 은폐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

그는 사고 열흘 만에 소속사를 통해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했다. 다만 검찰은 사고 당시 김씨의 정확한 음주 수치를 특정하기 어렵다며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진 않았다.

김씨는 지난 5월 구속되고 6월 기소된 이후 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 8월과 10월 두 차례 구속기간이 연장됐다. 또 항소심 재판부 배당을 앞두고 한 차례 더 구속기간이 연장되면서 항소심을 준비해야 하는 기간인 내년 2월까지 구치소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A씨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깜빵동기봉" "30분째 웃었다" "육성으로 터졌다" "유니크하고 좋다" "디자인 괜찮다. 왜 덥석 물었는지 알 것 같다" "쓸데없이 응원봉이 예쁜 게 더 열받는 부분" "다들 수근수근 할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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