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희비 갈리는 조선-철강업[산업계 고환율 비상⑤]

기사등록 2024/12/14 10:04:00 최종수정 2024/12/14 10:22:25
[서울=뉴시스]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전경. (사진=한화오션) 2023.12.18 photo@newsis.co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불리는 1400원선을 훌쩍 넘으며 환율에 민감한 산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조선업과 철강업은 고환율로 희비가 갈리는 모습이다. 수출 비중이 높고, 달러로 계약금을 받는 조선업계는 환율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반면,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철강업계는 중국산 저가 공습에 고환율 악재까지 겹쳐 부담이 커졌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400원을 기점으로 오르내리던 원·달러 환율이 이달 초 비상계엄 여파로 1400원대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조선업계는 고환율로 수혜를 받는 대표 업종으로 분류된다. 대부분 선박 건조 대금을 달러로 받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수익성이 좋아진다.

올해 수요 급증으로 슈퍼사이클에 돌입한 데다 달러 강세까지 이어져 조선업계는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에 거는 기대가 크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조선사들은이 올초 설정한 계획 환율은 평균 1200원 중반이었다"며 "2025년 계획 환율도 1300원 중반을 넘지 않을 것으로 추정돼 1400원이 넘는 고환율은 향후 실적에 플러스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국내 조선 '빅3'인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이 13년 만에 동반 흑자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서울=뉴시스] 포스코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 (사진=포스코) 2023.7.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반면 철강업계에는 고환율이 또 하나의 부담이다. 철강재 생산에 필요한 철광석, 석탄 등 원재료를 수입하는데 환율 급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포스코를 비롯한 국내 주요 철강사는 제품을 수출해 벌어들이는 달러로 다시 원재료를 구입하는 방식이어서 고환율 위기를 간신히 버티고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철강업계는 중국산 저가 공습에 수요 침체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공장을 가동할수록 적자가 커지는 상황이어서 국내 주요 철강사들은 생산량 조절에 들어가며 '버티기 모드'에 돌입했다. 전문가들은 1400원이 넘는 고환율 상황에선 내년 업황도 장담할 수 없다고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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