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호 경찰청장 지난 3일 오후 7시, 윤 대통령 면담
"尹, 5분간 계엄 정당성 설명 뒤 서면 지시사항 전달"
계엄사령관, '尹폰'으로 "비상계엄 늦어질 것" 공유도
윤, 조지호 청장에 6번 전화해…"국회의원 체포" 지시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당시 경찰청장에게 6차례나 전화해 경찰이 국회의원을 체포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조지호 경찰청장 변호인은 13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조 청장은 계엄군의 국회 장악, 정치인 체포 등 실행 행위와 관련해 3차례 항명을 통해 방해함으로써 오히려 계엄사태 종결을 앞당겼다"고 밝혔다.
◆"3차례 항명"…첫 지시는 대통령 서면지휘
조 청장 측에 따르면 3일 오후 7시 조 청장은 대통령실의 호출을 받고 김봉식 서울경찰청장과 함께 윤 대통령과 면담했다. 이 자리에는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약 5분간 계엄의 정당성 등을 결의에 찬 목소리로 설명한 뒤 A4용지 1페이지에 지시사항을 기재해 전달했다.
여기에는 오후 10시 비상계엄 선포, 오후 11시 국회, 언론사(MBC 등), 여론조사 꽃(김어준) 등 접수할 10여곳 기관이 기재됐다.
오후 7시50분께 조 청장은 공관으로 귀가한 뒤 윤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서면지휘서를 찢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9시40분께에는 윤 대통령의 휴대전화로 김 장관이 전화를 걸어 "좀 더 늦게 비상계엄이 선포될 것 같다"고 알려줬다.
오후 10시59분께 계엄사령관으로부터 국회를 통제하라는 지시가 조 청장에게 내려왔다. 조 청장 측은 이를 "법적 근거가 없다"며 거부했다고 한다. 오히려 김봉식 서울청장과 통화해 상시 출입자의 출입을 허용하라고 지시했다고도 부연했다.
조 청장은 이후 오후 11시22분께 계엄사령관이 다시 전화를 걸어 "포고령이 발령돼 법적 근거가 마련됐으니 국회 통제 지시를 따르라"고 해 참모들과 협의한 뒤 부득이 관련한 내용을 김 청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김 청장에게 "국회 담벼락이 낮아 월담하는 사람이 있다"는 보고를 받고 "개별 월담자는 그대로 두라"고 지시했다고도 한다.
◆"윤, 6차례 직접 전화해 국회의원 체포 지시"
조 청장 측은 오후 10시30분께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방첩사령관이 전화를 걸어와 세 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고도 진술했다. 구체적으로 ▲안보수사관 100명 지원 ▲정치인 15명 위치정보 확인 ▲선관위 3곳 군병력 배치 관련 경비인력 지원 요청 등이다.
이에 대해 조 청장은 안보수사관 지원 및 정치인 위치정보 확인 지시는 부당한 지휘로 판단해 불이행했고, 선관위의 경우 불상사에 대비해 김준형 경기남부청장에게 "차량 안에서 지켜보며 우발 대비"를 구체적으로 지시했다고도 설명했다.
조 청장은 또 11시20분께 윤승영 수사기획조정관으로부터 "방첩사에서 수사관 100명 체포조 지원 요청 받았다"는 대면 보고를 받았으나, 이에 대해서도 거부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11시37분 이후 윤 대통령은 조 청장에게 총 6차례 직접 전화를 걸어 국회의원 체포를 지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조 청장 측은 "조 청장이 불법적인 지휘로 판단해 모두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4일 오전 5시께 계엄이 종료된 이후에도 조 청장과 윤 대통령은 두 차례 더 통화한 것으로 나타난다. 조 청장은 이날 오전 6시께 행정안전부 인사라인에 사직 의사를 표시했다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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