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트럼프 대응 필요한데 본인 정치생명 혈투"
"韓 리더 부재, 트럼프와 협상에서 상당 불이익"
"최악은 탄핵 없는 尹체포…美, 누구와 대화하냐"
"정치적 소용돌이 대처에 준비된 나라…동맹 견고"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파동으로 인한 권력 공백 장기화가 한국에 심각한 안보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전망했다.
WP는 12일(현지시각) 미국 정권 교체와 맞물린 한국의 정치적 마비와 장기적 리더십 위기로 한미 동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분석했다.
내부 위기에 빠진 한국에서 누가 책임자인지 모르는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다며,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변화를 고려할 때 특히 한국의 외교를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 국장을 지낸 마이클 그린은 "(도널드) 트럼프 집권으로 한국은 주한미군에 회의적인 대통령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침착한 사람이 필요하다"며 "윤 대통령은 그런 사람이 될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정치생명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행정부에서 외교부 차관을 지낸 최종건 연세대 교수는 WP에 "미국 측 인사들은 지금 당장 (한국의) 고위급 정부 관료들과 대화할 의향이 없을 것"이라며 "쿠데타 일원이었던 사람과 대화할 의향이 있겠냐"고 반문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더 높은 관세와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무역 조정이나 외교 정책에 신속하게 대응할 능력이 부족해 미국과 협상에서 열세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빅터 차 전략국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트럼프는 (취임 다음날) 당장 한국과 독일에서 병력을 철수하고 동맹국에 1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며 "모든 국가가 트럼프와 면담을 통해 자국 이익을 챙기려 하는데 한국엔 리더가 없어 상당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미 킴 호놀룰루 대니얼 K 이노우에 아시아태평양 안보연구센터 교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윤 대통령이 탄핵당하지 않고 체포되는 경우"라며 "대통령 권한을 유지하므로 여전히 최고 통수권자"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여전히 군대를 움직일 수 있고 외교적으로 국가 원수인데, 미국은 누구와 대화해야 하냐"며 "동맹에 정말 해로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치적 예측 불가능성에 대한 내성이 한국에 있는 만큼, 정부 시스템이 혼란을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고 WP는 소개했다.
주한 미국대사관 정치참사관을 지낸 헨리 해거드는 "한국 밖의 영향에 대해 약간 흥분하고 있는 것 같은데,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도 이런 정치적 소용돌이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여러 동맹을 관리하지 않는다. 동맹은 하나이고, 우리와 함께한다"며 "그 동맹이 견고하고 안전하다고 100%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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