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100시간에 韓 관련 많은 조치 예상"
"모두 마러라고 달려가 협상하는데 한국은 못 해"
사일러 "트럼프, 야당 집권 시 주한미군 회의적일 것"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사임 대신 탄핵을 택해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하는 건 트럼프 2기 한미동맹에 있어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미국의 한국 전문가가 분석했다.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12일(현지시각) CSIS 온라인 대담 '캐피털 케이블'에서 이같이 밝혔다.
차 석좌는 "윤 대통령은 사임보다 탄핵 심판으로 자신을 방어하고 싶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는데, 여러모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한미동맹에도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는 트럼프다. 지도자 간 개인적인 유대관계가 매우 중요한 사람이다"라며 "어제 전직 트럼프 참모들을 만났는데, 취임 첫 100일이 아닌 첫 100시간에 한국에 영향을 미칠 많은 게 나올 것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게 주한미군이나 테러리스트, 반도체법 관련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현 한국 상황이) 여름 혹은 그 이상도 갈 수 있는데 이는 매우 나쁜 시나리오다"라며 "탄핵소추안에 윤 대통령이 취한 일부 외교 정책 조치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선거 이후 한국 외교 정책에 있어서 좋은 징조는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野) 6당이 발의한 1차 탄핵소추안엔 "북한·중국·러시아를 적대시하고, 일본 중심의 기이한 외교정책을 고집했다"는 내용이 소추 사유로 포함됐었다.
12일 제출한 2차 탄핵소추안엔 해당 부분이 삭제됐다.
차 석좌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규모 관세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한국에 대한 관세 조치가 권력 공백 상태에서 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어 "모두가 마러라고나 백악관으로 가서 별도의 협상을 하려고 하는데, 한국엔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방위비 분담금도 높은 수준의 정치적 개입이 필요한데, (한국엔) 존재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우려하는 건 한국이 역내 민주주의 국가들과 노력에서 매우 중요한 플레이어가 된 기간에 일어났다는 것"이라며 "이들과 연결되지 않으면 한국은 경제, 정치, 안보 측면에서 취약해지고 전체적으로 한국에도 동맹에도 좋지 않다"고 우려했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 담당관을 지낸 시드니 사일러 CSIS 선임 고문은 "진짜 게임은 대선"이라며 "비리, 비위 등 여러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시간을 벌고 선거를 앞당겨 출마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목했다.
이 경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외교 정책으로 돌아갈 거고 "북한과 중재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게 된다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 왜 그렇게 많은 (주한미군을) 주둔시키고 큰 비용을 지불하는지 면밀한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며 "미국에 미온적이고 북한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새 정부가 들어선다면 왜 우리(주한미군)가 거기(한국)에 있어야 하나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현재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데 대해선 "(계엄 사태) 이전부터 북한의 중대한 도발은 (트럼프 당선인) 취임 이후 있을 것이라고 했다"며 "단기적으론 아마 관망 모드일 것이지만, 몇 달 후 이 상황을 어떻게 악용할지 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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