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尹 사임 대신 탄핵, 트럼프·한미동맹에 최악 시나리오"

기사등록 2024/12/13 10:54:30 최종수정 2024/12/13 13:34:24

"트럼프 취임 100시간에 韓 관련 많은 조치 예상"

"모두 마러라고 달려가 협상하는데 한국은 못 해"

사일러 "트럼프, 야당 집권 시 주한미군 회의적일 것"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대국민 담화에서 인사하고 있다. 빅터 차 미국 전략문제연구소 석좌는 12일(현지시각) 탄핵으로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되는 건 한미동맹에 있어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분석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12.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사임 대신 탄핵을 택해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하는 건 트럼프 2기 한미동맹에 있어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미국의 한국 전문가가 분석했다.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12일(현지시각) CSIS 온라인 대담 '캐피털 케이블'에서 이같이 밝혔다.

차 석좌는 "윤 대통령은 사임보다 탄핵 심판으로 자신을 방어하고 싶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는데, 여러모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한미동맹에도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는 트럼프다. 지도자 간 개인적인 유대관계가 매우 중요한 사람이다"라며 "어제 전직 트럼프 참모들을 만났는데, 취임 첫 100일이 아닌 첫 100시간에 한국에 영향을 미칠 많은 게 나올 것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게 주한미군이나 테러리스트, 반도체법 관련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현 한국 상황이) 여름 혹은 그 이상도 갈 수 있는데 이는 매우 나쁜 시나리오다"라며 "탄핵소추안에 윤 대통령이 취한 일부 외교 정책 조치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선거 이후 한국 외교 정책에 있어서 좋은 징조는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野) 6당이 발의한 1차 탄핵소추안엔 "북한·중국·러시아를 적대시하고, 일본 중심의 기이한 외교정책을 고집했다"는 내용이 소추 사유로 포함됐었다.

12일 제출한 2차 탄핵소추안엔 해당 부분이 삭제됐다.


차 석좌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규모 관세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한국에 대한 관세 조치가 권력 공백 상태에서 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어 "모두가 마러라고나 백악관으로 가서 별도의 협상을 하려고 하는데, 한국엔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방위비 분담금도 높은 수준의 정치적 개입이 필요한데, (한국엔) 존재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우려하는 건 한국이 역내 민주주의 국가들과 노력에서 매우 중요한 플레이어가 된 기간에 일어났다는 것"이라며 "이들과 연결되지 않으면 한국은 경제, 정치, 안보 측면에서 취약해지고 전체적으로 한국에도 동맹에도 좋지 않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지난 1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2024.12.13. photocdj@newsis.com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 담당관을 지낸 시드니 사일러 CSIS 선임 고문은 "진짜 게임은 대선"이라며 "비리, 비위 등 여러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시간을 벌고 선거를 앞당겨 출마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목했다.

이 경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외교 정책으로 돌아갈 거고 "북한과 중재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게 된다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 왜 그렇게 많은 (주한미군을) 주둔시키고 큰 비용을 지불하는지 면밀한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며 "미국에 미온적이고 북한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새 정부가 들어선다면 왜 우리(주한미군)가 거기(한국)에 있어야 하나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현재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데 대해선 "(계엄 사태) 이전부터 북한의 중대한 도발은 (트럼프 당선인) 취임 이후 있을 것이라고 했다"며 "단기적으론 아마 관망 모드일 것이지만, 몇 달 후 이 상황을 어떻게 악용할지 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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