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카 원두 가격 47년 만에 최고치
'12·3 계엄사태' 이후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
"내년 국내 커피 가격 인상 불가피" 전망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브라질·베트남 등 주요 커피 원두 생산지 기후 위기로 원두 가격이 4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환율까지 고공 행진을 거듭하면서 업계에서는 내년 국내 커피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2일 뉴욕 국제상품거래소(ICE)에 따르면 아라비카 원두의 선물 가격은 지난 10일(현지 시각) 기준 0.45kg당 3.44달러(한화 약 4936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올해 들어서만 80% 가량 급등한 수준으로, 1977년 이후 47년만에 최고치다.
원두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올해 세계 최대 원두 생산국인 브라질에 장기간 지속된 가뭄으로 커피 농장이 황폐해지자 내년 커피 수확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스턴트 커피 등에 주로 사용되는 로부스타 커피의 가격도 뛸 것으로 관측된다. 최대 생산지인 베트남에 올해 폭우가 이어지면서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원두 가격이 빠르게 오르자 업계에서는 내년 국내 커피 가격도 인상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 원두 가격은 3~4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올해는 브라질 등 원두 산지에서 자연재해가 발생하면서 수확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이런 부분이 가격에 반영되다 보니 원두 가격이 크게 뛰었다"고 말했다.
실제 동서식품은 원재료 가격 인상에 따라 지난달 15일부터 인스턴트 커피·커피믹스·커피음료 등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8.9% 인상했다.
스타벅스 코리아도 원두 가격 인상을 이유로 지난 8월 그란데(473㎖)와 벤티(591㎖) 사이즈 커피 가격을 각각 올린 바 있다.
최근 계엄령 사태 이후 환율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도 업계에서 내년 국내 커피 가격 인상을 점치는 이유다. 국내 업체들은 원두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어, 고환율은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서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한때 1446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4일 오전 1410원까지 떨어지며 다소 진정국면에 접어드는 듯 했지만 11일 오후 다시 1435원까지 오른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 경우 원두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보다 개인 사업자 등 소상공인의 피해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오르면 원두 전량을 수입하는 국내 카페들의 피해가 커진다"며 "특히 원두를 소량으로 구매하는 개인 카페 등의 경우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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