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인사이트 조사…합병 반응 묻는 질문에 부정적 3% 불과
비싸지면 19%는 신규가입 의향 철회…기존 가입자도 다수 이탈 시사
"규모경제 달성 위한 합병…시너지 얻으려면 합리적 요금 내야"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하면 현재 구독하지 않는 OTT 이용자 4명 중 1명이 신규 가입을 고려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요금이 인상된다면 상당수가 마음을 돌릴 것으로 예상됐다.
12일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30일~12월1일 OTT 이용자 500명(전국 20~59세)을 대상으로 진행한 ‘티빙-웨이브 합병 이용자 반응’ 기획조사에서는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
우선 티빙과 웨이브 합병에 대한 반응을 묻는 질문에는 ‘긍정‘(5점 척도에서 4점+5점)이 52%, 보통은 45%로 비중을 차지했다. 부정적으로 보는 인식은 3% 수준이었다.
이 가운데 합병에 대한 인지율은 절반 정도에 그쳤다. 들어본 적 있거나 잘 알고 있다고 한 응답자는 49%로 모른다, 처음들어본다(51%)고 응답한 비율과 비슷했다. 다만 티빙과 웨이브 현 이용자의 경우 인지율이 각각 59%, 66%로 평균보다 좀 더 높았다.
아울러 이번 조사를 통해 두 OTT의 합병이 비구독자의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티빙과 웨이브를 구독하지 않는 OTT 이용자 4명 중 1명(24%)이 두 회사 합병 시 신규 가입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관망중이라고 할 수 있는 ‘보통’ 응답은 57%였다.
성패의 관건은 구독료로 분석됐다.
합병을 긍정적으로 인식한 이유(복수응답)로 ‘단일 구독으로 비용 절감’(47%)을 꼽는 경우가 가장 많았던 것. ‘콘텐츠 다양성’(41%)과 ‘시청 편의성’(38%)은 뒤를 이었다. 특히 두 OTT를 동시 이용 중인 사람들은 ‘비용 절감’(75%)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합병을 통해 경제적 부담을 줄이면서도 더 많은 콘텐츠를 한 곳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다만 신규가입 의향이 있다고 한 응답자에게 ‘합병 후 현재보다 구독료가 인상된다면’이라는 조건을 달자 52%는 ‘보통’으로, 19%는 ‘없다’고 마음을 돌렸다.
부정적 반응은 기존 티빙·웨이브 이용자들에게서는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구독료가 올라도 ‘이용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티빙 17%, 웨이브 27%에 그쳤다. ‘이용 의향이 없음’은 티빙 43%, 웨이브 33%로 대규모 이탈이 예상됐다.
티빙은 구독료가 9500~1만7000원(광고요금제 제외)으로 웨이브의 7900~1만3900원보다 비싼데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등으로 할인 받는 경우가 많아 구독료 인상에 더욱 민감한 것으로 보인다.
컨슈머인사이트는 "두 회사의 합병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자 함인데 요금이 인상될 경우 신규 가입 의향과 구독 유지 의향 모두 급격히 떨어진다"며 "소비자들은 합병 후 요금 수준에 관심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합병의 시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합리적 요금 정책’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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