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고 몰린 KB국민은행…내부통제 강화 숙제로

기사등록 2024/12/12 08:00:00 최종수정 2024/12/12 11:45:02

올해만 금융사고 7건 발생 공시, 배임 등 660억 넘어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최근 KB국민은행에서 배임을 비롯한 금융사고가 잇따르면서 내부통제 강화 문제가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인도네시아 자회사 KB뱅크(옛 부코핀은행)의 흑자 전환과 불완전판매로 실추된 신뢰 회복, 리딩뱅크 탈환 등 산적한 과제가 차기 행장 체제로 넘어가는 상황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올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7건의 금융사고 발생 사실을 공시했다. ▲3월 업무상 배임 104억원 ▲4월 배임 273억원, 배임 111억원 ▲9월 사기 26억원 ▲12월 배임 92억원, 배임 41억원, 외부인에 의한 사기 14억원 등이다.

배임 5건 621억원, 사기 2건 40억원 등 총 660억원이 넘는 규모다. 사고 기간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집중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당초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올해로 임기를 마치는 이재근 현 행장의 재연임 전망이 나온 바 있다. 하지만 대형 사고가 계속되면서 내부통제 부실 문제가 행장 교체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국민은행은 현재 금융사고 외에도 풀어나가야 할 현안이 산적한 상태다. 인도네시아 자회사 KB뱅크는 올해 3분기말 278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배기업지분 순손실은 1861억원 규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실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2018년 KB뱅크를 인수한 이후 1조5122억원의 투자와 1조1500억원의 유동성 지원, 4000억원의 지급 보증 등을 단행했다. 이 같은 자금 투입으로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총 3조1000억원 규모에 이르지만, 올 상반기까지 손실이 1조5000억원에 달해 국부 유출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에 대해 "굉장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지난달 인도네시아 현지 금융감독청(OJK)을 방문해 리스크 관리 감독 의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국민은행은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와 관련해서도 고객들의 신뢰를 회복해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8조원 규모의 홍콩 ELS 최다 판매사로 올 1분기 자율배상 비용 8620억원을 충당부채로 반영했다.

이에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617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3% 감소했다. 신한은행(3조1028억원)과 하나은행(2조7808억원)에 이어 3위로 밀려난 규모다.

차기 행장으로 낙점된 이환주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는 "금융의 기본은 신뢰라고 생각한다"며 "국민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신뢰받을 수 있도록 내부통제 체계를 더 고도화시키고 엄격한 윤리의식을 갖고 다시 한번 신뢰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oma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