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 있게 사는 게 쉽지 않아"
"방향성에 간섭받는 게 싫어서 하이브 사태 일어나"
뉴진스 하니 도쿄돔 '푸른산호초' 커버 무대의상 뒷얘기도 전해
그룹 '뉴진스' 총괄 프로듀서인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어도어 모회사 하이브 퇴사 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등장했다.
민 전 대표는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드림플러스 강남에서 펼쳐진 '한화손해보험X폴인 토크 콘서트 - 장르가 된 여자들'에서 "소신 있게 사는 게 쉽지 않다. 공격 많이 받는다"며 7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하이브와 갈등에 대해 언급했다.
"없는 말로 공격 받는데 '이거 거짓말이에요'라고 매번 반박할 수 없다. 결과물과 행동, 진짜 모습으로 증명할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전 대표는 자신이 잘하는 것에 대해 "큰 그림을 잘 그린다"고 설명했다. "로드맵, 마일스톤, 변곡점 등 중요한 걸 순식간에 그린다. 고민하기 보다 스케치, 크로키하듯 하고 동시에 디테일을 같이 그려 나간다. 방향성을 설정할 때, 크게 비전을 만들 때 간섭 받는 게 싫어 이게(하이브 사태) 일어난 것"이라고 부연했다.
민 전 대표는 K팝 일을 꼭 좋아서 한 것이 아니라고 털어놨다. "일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생각했고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생겼고 완수 하려면 일에 대한 의리가 생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일을 잘하기 위해서 개선이 필요하고, 해당 시점에 분명히 문제 제기를 한 뒤 해결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면서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직면한다. 부딪혔을 때 손해를 생각 안 한다. 그래서 많이 고단해진 거"라고 전했다.
하이브로 옮기기 전 SM엔터테인먼트에서 16년 간 일하고 이사 자리까지 오른 민 전 대표는 "대학 동기가 '왜 오래 다녀'라고 물어봤을 때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답했다. 힘들더라도 고비를 넘기면 인생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 배우는 게 분명 있다. 순리의 힘을 믿는다"고도 했다.
하이브와 각종 사안에 대해 고소, 고발전을 주고 받은 만큼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민 전 대표는 그 시간이 기다리기 힘들고 시간은 마음과 같이 빨리 흐르지 않는다면서 "이걸 받아들이는 게 수련 같다. 죽도록 괴롭지만 어떻게 이 시간을 인고하고 견뎌내야 하는지 방법론을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본질을 계속 떠올릴 수밖에 없다. '왜 내가 이 싸움을 시작했지' 계속 반추하고 내가 미래에 해야 할 일을 생각한다"고 했다.
민 전 대표는 또한 이날 뉴진스 도쿄돔 팬미팅 당시 멤버 하니가 선보인 일본 가수 마쓰다 세이코의 히트곡 '푸른 산호초(1980·青い珊瑚礁)' 커버 무대 관련 뒷얘기도 전했다.
민 전 대표는 "(도쿄돔 팬미팅) 하루 전날 하니가 '푸른 산호초' 리허설을 하는데 (스태프가 처음에 매치한 옷이 맞지 않아) 옷을 다시 구해야 할 거 같았다"면서 "생제임스(세인트제임스) 줄무늬 옷에 흰 스커트가 필요할 거 같다고 디렉션을 줬다. 구두도 핀힐이 아닌 키튼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키튼힐이 없어 빈티숍을 뒤져 투박한 굽을 골랐다"고 설명했다.
"(곡 이미지에 맞는 모습을) 아시는 분들은 다 알아보시고 세세한 평가들을 하실 거라고 생각했다. 부끄러우면 안 되니까 세세한 것들을 본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뉴진스가 지난 6월 26~27일 일본 도쿄돔에서 펼친 '버니즈 캠프 2024 도쿄돔(Bunnies Camp 2024 Tokyo Dome)'에서 여러 하이라이트가 있었지만, '푸른 산호초'는 가장 크게 주목할 만한 대목 중 하나였다.
베트남·호주 이중국적을 지닌 채 한국을 기반으로 삼는 K팝 아이돌이 1980년대 일본 대표 아이돌의 메가 히트곡을 당시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하며 부르는 장면은 특별한 정경이었다. 하니가 첫 날 공연에서 입은 세인트제임스 풍 줄무늬 티셔츠도 화제였다. 민 전 대표는 이 곡도 선곡했다.
한편 뉴진스 다섯 멤버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어도어가 전속계약을 위반했다며 해지를 선언했다. 같은 달 29일부터 독자 활동에 나섰다.
어도어는 뉴진스 다섯 멤버들을 상대로 전속계약유효확인의 소를 제기했다. 뉴진스 멤버들은 이미 투자금을 초과하는 이익을 어도어와 하이브에 돌려줬다면서 거듭 계약이 해지됐다고 주장하는 중이다.
반면 사단법인 한국매니지먼트연합·한국연예제작자협회 등 연예 매니지먼트는 뉴진스 멤버들의 행보에 대해 음악 산업 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는 입장문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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