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연구자 433명, 고려대서 긴급 시국선언 발표
"직무정지·탄핵해야…막지 못한 지식인으로서 참담"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고려대학교 교수·연구자들이 4일 긴급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계엄 선포 과정에 관여한 관계자들을 즉각 체포해 엄벌할 것을 촉구했다.
고려대 교수·연구자들은 이날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중앙도서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파괴를 획책한 윤석열 대통령을 즉시 직무정지하고 탄핵하라"고 선언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 기준 이 긴급 시국선언문에는 고려대 교수·연구자 433명이 서명했다.
교수자 대표로 발언대에 선 허은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는 "국방부 장관과 계엄사령관 등 내란에 참여한 일당을 즉각 체포해 엄벌에 처해야 한다"면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획책 기도에 분노와 참담함을 느꼈으나 동시에 희망을 봤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허 교수는 "우리는 국가 안보를 위해 명예롭게 복무하는 우리의 젊은 자식들이 국민에게 총을 겨누도록 만든 윤석열과 그 일당에 분노한다"며 "말도 안 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을 막지 못한 지식인으로서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을 가눌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민주헌정질서를 지키고자 달려간 시민들, 그리고 국회를 지킨 국회의원을 보면서 그간 수많은 독립 열사, 민주열사의 헌신과 희생이 민주공화국을 굳건하게 만들어왔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고 안도했다.
이어 "긴 밤이었으나 청명한 아침이 왔다"며 "철저한 규명과 엄벌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 세계 평화와 번영을 이끄는 국가로 거듭나는 전기를 만들 수 있도록 희망하고 촉구한다"고 했다.
학생들도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학생 대표로 마이크를 잡은 박정훈(정치외교학·24학번)씨는 "윤석열의 계엄 선포는 반민주적 폭거"라며 "국민이 선출한 권력이 국민, 그리고 그 대표자들에게 총부리를 겨루고 엄동설한에 우리가 국회 앞과 자리에 모이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박가현(정치외교학·24학번)씨도 "(계엄 선포의) 실제 이유는 국회의 민주적 권한 행사가 대통령의 눈에 못마땅했기 때문"이라며 "함께 자유로운 광장으로 나와 새 민주주의 열어가자"고 촉구했다.
이들은 '내란죄 윤석열 파면·체포' '위헌적 계엄 규탄' '국민주권 실현'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하야' 구호를 외치며 중앙도서관에서 중앙광장까지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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