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해외에서 마약 원료를 수입해 국내에 직접 제조 공장을 차려 마약 알약을 대량으로 생산한 20대가 첫 재판에서 "불법 유통되는 의약품인 줄 알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판사 장기석)는 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향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0대)씨에 대한 첫 공판 기일을 열었다.

A씨는 지난 7~8월 경기도 파주의 한 야산 농막에서 국내로 밀반입된 메스케치논 원료에 색소를 주입해 마약 알약 1만여 정을 제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또 같은 기간 제조한 마약 알약을 야산에 묻고 공범 B씨에게 좌표를 알려주는 등 B씨가 마약을 수거해갈 때까지 마약을 관리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제조한 마약 알약은 시가 3억원 상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A씨 측은 "공소사실의 사실 관계는 모두 인정한다"면서 "다만 A씨는 제조한 알약이 마약이 아니라 불법 유통되는 의약품인 줄 알았다"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A씨 측은 "A씨 사건에 대해 검찰에서 아직 전부 기소하지 못했다"며 다음 재판 때 모든 범행에 대해 한꺼번에 재판을 받길 원한다고 밝혔다.


검찰 공소 사실에 따르면 A씨는 인터넷을 통해 성명불상자인 C씨와 만나 마약을 제조키로 공모했다. C씨는 A씨와 텔레그램을 통해 소통하면서 메스케치논 알약 제작법을 알려주고, 야산에 원료를 숨긴 뒤 A씨에게 좌표를 알려줬다.

특히 A씨는 C씨의 지시에 따라 지난 6월 경기도 파주 한 야산 농막에 메스케치논 알약 제조공장을 차리고, 알약이 타정되는 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방음 부스를 설치했다.

또 농막 내부에는 알약 타정기와 혼합기 등을 설치해 은밀하게 마약을 제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A씨가 제작한 알약 앞면에는 유명 티비 시리즈물인 '오징어게임'을 상징하는 '○△□' 문양을, 뒷면에는 오징어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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