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주한 EU 대사 “한국, OECD 회원국 평판도 크게 손상”
“北, 혼란 지켜보다 서울의 분열을 이용하려 할 가능성”
“최근 강화된 한미일 양자 및 3자 협력 회복력도 시험대에”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 윤석열 대통령의 잘못된 비상계엄 선포는 그의 정치 경력의 종식을 의미하고 보수 세력에는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정치 분석가들의 견해를 전했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무모하고 인기 없는 대통령은 사실상 정치적 자살을 저질렀다”며 “갑작스럽고 시대에 뒤떨어진 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는 한국인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현장에 온 음악가 이동길 씨(24)는 “윤 대통령 해임 요구를 지지한다”며 “나라를 흔들고 파괴한 사람은 자리에서 내려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윤 대통령 자신과 아내를 포함한 부패와 권력 남용에 대한 비난이 커지면서 절박하게 행동한 것이 분명하다”며 “이런 엄청난 계산 착오로 대통령으로서의 모든 존경과 권위를 잃어 오래 재임할 수 있을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온라인 평론가들은 윤 대통령의 성급한 행동은 정신 상태가 냉정하지 못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고 SCMP는 전했다.
스팀슨 센터의 수석 연구원이자 한국 프로그램과 38노스의 이사인 제니 타운은 “미국이 윤 대통령의 불법적인 계엄령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비난하지 않은 것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타운 연구원은 “윤 대통령이 이후에도 오랫동안 집권할 것이라고 상상하기는 어렵다”며 “한국 국민에 대한 엄청난 신뢰 위반을 감안할 때 사임하거나 탄핵을 당한다면 그의 소속 정당이 승리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타운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복귀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지도부 교체는 한-미 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한국의 정치적 격변으로 북한이 러시아와 군사 동맹을 심화함에 따라 최근 강화된 한미일 양자 및 3자 협력의 회복력도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미하엘 라이터러 한국 주재 전 EU 대사는 비상계엄 파동으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으로서 평판도 크게 손상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나마 긍정적인 측면은 시민 사회와 의원들의 반응”이라며 “그들의 신속하고 단호한 행동이 민주주의를 구했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레이프-에릭 이즐리 교수는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법적 권한 남용이자 정치적 오산으로 불필요하게 한국의 경제와 안보를 위험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중의 지지가 극히 낮고 자신의 당과 행정부 내에서 강력한 지원이 없다면 대통령은 계엄령을 시행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지 알았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혼란을 지켜보면서 서울의 분열을 이용하려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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