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로바이러스 식중독 절반은 겨울철 발생…예방 어떻게?

기사등록 2024/12/04 11:49:36
[인천=뉴시스] 지정선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사진=인천성모병원 제공) 2024.12.04. photo@newsis.com
[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낮은 기온에서 번식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노로바이러스'는 낮은 기온에서 오히려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겨울철에 유독 기승을 부린다.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총 243건이다.

이 가운데 119건(49%)은 각 해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발생했다. 전체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건수의 절반 정도가 겨울철에 발생한 셈이다.

노로바이러스는 영하 20도에서 살아남고 60도에서 30분 동안 가열해도 감염성이 유지된다. 또 일반 수돗물의 염소농도에서도 그 활성이 상실되지 않을 정도로 저항성이 강하다.

지정선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겨울철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이 증가하는 이유는 기온이 낮아 어패류나 해산물이 상하지 않을 거라는 안이한 생각에 익히지 않고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예방을 위해 음식을 익혀서 먹고 손 씻기를 생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높은 전염성, 소량으로도 감염…구토·설사 등 증상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식품이나 음료를 섭취하면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에 걸린다. 사람에서 사람으로도 쉽게 퍼지고 소량의 바이러스만으로 감염될 정도로 전염성이 높다. 전염성은 증상이 발현되는 시기에 가장 강하고, 회복 후 3일에서 2주까지 전염성이 유지된다.

노로바이러스는 환자의 토사물이나 분변 등 검체에서 노로바이러스의 특징적인 입자를 검출해 진단한다. 최근 전자현미경이나 면역전자현미경을 이용한 방법도 사용하고 있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보통 24~48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구토, 메스꺼움, 오한,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근육통, 권태, 두통, 발열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구토가 흔하고 어른은 설사가 흔하다.

다만 지 교수는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장에 염증을 일으키지 않는 형태의 감염"이라며 "설사에 피가 섞이거나 점액이 보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며칠 내 회복…예방하려면 음식 익혀 먹기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며칠 내로 회복된다. 보통 수분을 공급해 탈수를 교정해주는 보전적 치료가 이뤄진다. 구토나 설사가 심한 경우 추가적인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바이러스의 일종이라 항생제로는 치료되지 않는다.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제 역시 없다. 또 노로바이러스는 유전자에 따라 28종으로 구분돼 백신 개발이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종류가 많아 한번 감염된 이후 재감염될 수도 있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오염된 음식 섭취를 피하는 것은 물론 외출이나 화장실 사용 후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조리 시작 전후에도 반드시 손을 씻는다. 식품은 70도에서 5분 이상, 100도에서 1분 이상 가열한 후 조리하고 조리된 음식을 맨손으로 만지지 않는다. 채소류 등 비가열 식품은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뒤 섭취한다.

노로바이러스 환자가 사용한 화장실, 변기, 손잡이 등은 염소 소독제를 40배 희석(염소농도 1000ppm)해 소독한다. 또 감염이 의심될 때는 화장실에서 용변 또는 구토 후 변기 뚜껑을 닫은 뒤 물을 내리고,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며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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