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김병주 최고 8월부터 '계엄 준비 의혹' 제기
여 "가짜뉴스" 대통령실 "무책임한 선동"…비판 무색해져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6시간 만에 해제하며 야권에서 제기된 윤석열 정부 '계엄설'이 현실화했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일축해왔는데 해명들이 다 무색해졌다.
야당에서 계엄 준비설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의 김민석 최고위원과 김병주 최고위원이 본격적으로 꺼냈다. 이들은 지난 8월부터 국방·안보 라인 인선과 윤석열 대통령의 '반국가 세력' 발언 등을 지목하며 계엄령을 준비하려는 게 아니냐는 주장을 폈다. 특히 김용현 전 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에 앉힌 건 '탄핵 정국'이 오면 '계엄'을 대비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당시 "차지철 스타일의 '야당 입틀막' 김용현 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으로 갑작스럽게 지명하고 대통령이 '반국가 세력'이란 발언도 했다"며 "이런 흐름은 국지전과 북풍 조성을 염두에 둔 계엄령 준비 작전이라는 것이 저의 근거 있는 확신"이라고 말했다.
김병주 최고위원도 김용현 국방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방첩사령관 등 계엄령 키맨들이 모두 윤 대통령 모교인 충암고 출신이라며 "대통령 탄핵 상황이 오면 계엄령 선포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장 계엄령 가능성을 제기하며 김용현 장관의 지명 철회를 촉구해왔다. 계엄령은 헌법 77조에 따라 전시·사변이나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서 질서유지가 필요할 때 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해 치안·사법권을 유지하는 조치로 국방장관과 행안장관이 건의하는 구조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지난 9월엔 윤 대통령이나 대통령실 인사들을 향해 '공개 토론'을 제안하는가 하면, 계엄 선포 이전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는 계엄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 역시 직접 이를 거론했다. 이 대표는 지난 9월1일 열린 여야 대표회담 모두발언에서 계엄령을 언급해 정치권에 파장이 일었다. 그는 "최근에 계엄 이야기가 자꾸 나온다"며 "종전에 만들어졌던 계엄안에 보면, 계엄 해제를 국회가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들을 계엄 선포와 동시에 체포·구금하겠다는 계획을 꾸몄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거론한 계엄 문건은 박근혜 정부 당시 기무사가 작성한 '계엄령 검토 문건'이다. 이 대표 측은 "당시 작성한 문건에 포함된 내용"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야권의 계엄설에 무책임한 선동이자 가짜뉴스라고 비판해왔다. 한동훈 대표도 "구체적인 근거를 대라"고 요구했다.
대통령실도 지난 9월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계엄 준비 의혹'을 제기한 이 대표를 향해 "무책임한 선동이 아니라면 당대표직을 걸고 말하시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의원들의 머릿속엔 계엄이 있을지 몰라도, 저희의 머릿속에는 계엄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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