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두 잔에 면허정지, 단속 피하려 도주…경찰, 연말 음주운전 단속 [현장]

기사등록 2024/12/04 06:00:00 최종수정 2024/12/04 09:02:33

전날(3일) 오후 8~10시께 서울 관악구 일대 음주 단속

2시간 동안 면허정지·훈방 등 음주 운전자 2명 적발

간이 약물 키트로 약물운전도 적발…"상시적으로 할 것"


[서울=뉴시스] 오정우 기자 = 전날(3일) 오후 8시50분께 서울 관악구 원당초등학교 앞 도로에서 서울 관악경찰서 소속 한 경찰관이 임모(51)씨를 운전석에서 데리고 나온 뒤 음주 측정에 나섰다. 사진은 음주 측정하는 모습. 2024.12.04. friend@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오정우 기자 = "'그만'이라고 말할 때까지 길게 불어주시면 됩니다. 더더더더더더더더."

전날(3일) 오후 8시50분께 서울 관악구 원당초등학교 앞 도로에서 서울 관악경찰서 소속 한 경찰관이 임모(51)씨를 운전석에서 데리고 나온 뒤 음주 측정에 나섰다. 측정 전 경찰은 "운전석에서 음주 감지기로 알코올 성분이 감지돼 측정하는 것"이라고 말한 뒤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른 면허 정지 및 취소 수준을 설명했다.

물로 입을 한 차례 헹군 임씨는 이내 5초간 숨을 내뱉었다. 음주 측정기에 '채취'라는 글자와 함께 빨간 불이 두 세차례 껌벅인 뒤 임씨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떴다.

'0.071%.' 면허 정지(0.03% 이상 0.08% 미만) 수준이었다.

그는 적발 두 시간 전인 오후 6시께 사당역에서 30분간 500㏄ 맥주 두 잔을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평소 이 정도 음주는 괜찮다고 생각한 게 화근이었다.

일생에서 단 한번도 음주 단속에 걸려본 적 없다고 말한 임씨는 "대리 운전을 부를 생각을 하지 못한 것 같다"며 "귀갓길에 운전대를 잡았는데 단속에 걸려 놀랍고 당황스럽다"고 해명했다.

이후 경찰은 임씨에게 '대리 기사를 불러서 귀가하라'고 한 뒤 경찰서에 임의동행해 조사를 받을 것을 안내했다.
[서울=뉴시스] 오정우 기자 = 서울 관악경찰서는 전날 오후 8~10시께 연말을 맞아 서울 관악구 일대에서 음주 운전 단속을 실시했다. 2024.12.04. friend@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 관악경찰서는 전날 오후 8~10시께 연말을 맞아 서울 관악구 일대에서 음주 운전 단속을 실시했다.

한 사람당 3~4초씩 1분에 10대가량 음주 감지기를 들이댄 경찰은 2시간 동안 음주 운전자 2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 중 임씨는 면허 정지를, 다른 남성은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27%로 나와 훈방 조치를 받았다.

또 음주 단속 현장을 보자 차를 버리고 도망간 남성도 있었다.

한 남성은 전날 오후 8시40분께 서울 관악구 원당초 인근 2차로에 검은색 카니발 차량을 세워둔 채 도망쳤다. 이후 아내로 추정되는 사람이 차를 가지러 가려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 운전자가 도망친 상황이라 음주 단속을 할 수는 없다"며 "견인 여부를 먼저 살펴볼 계획"이라고 했다.

아울러 음주 운전과 함께 마약 등 약물 운전으로 의심되는 경우도 함께 수사망에 올랐다.

경찰에 따르면 한 운전자는 약물 운전이 적발됐으나 당일 신경안정제를 복용한 내역이 있고 간이시약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타나 입건되지는 않았다.

교통범죄수사팀 소속 한 경사는 "간이 약물 키트를 통해 총 6가지 약물을 적발할 수 있다"며 "타액을 묻히는 방식으로 소변 검사보다 장소 제약이 적고 음성은 3~10분만에 도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일주일 5회 단속을 목표로 연말 음주운전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인규 서울 관악경찰서장은 단속 현장을 찾아 "매년 관내에서 500여건의 음주운전 단속을 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약물운전도 증가하는 추세이고 술자리 잦아지는 연말연시를 맞아 음주·약물 운전에 대해 경찰서장이 참여하는 특별 단속을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연말연시뿐 아니라 상시적으로 할 것"이라며 "특별 단속과 장소도 탄력적으로 운영하여 단속을 강화하고 반드시 처벌된다는 사회적 인식이 자리잡도록 홍보 활동에도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friend@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