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160만원도 뚫었다…투심 과열 '경고음'

기사등록 2024/12/04 07:00:00 최종수정 2024/12/04 08:46:16

장중 164만2000원 터치…사상 최고가

매물대 150만원 부근 집중…투자 주의보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의 주가가 계속해서 불기둥을 뿜으면서 주가 과열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다음 달 주총이 예고된 만큼 당분간 양측의 주식 확보 전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투자심리가 지나치게 과열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고려아연은 13만1000원(9.28%) 뛴 154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6% 넘게 급등해 164만2000원까지 오르면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주가가 연일 치솟으면서 과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 25일까지만 해도 90만원 초반대를 나타냈던 주가는 지분 경쟁 기대감이 커지며 27일 100만원대를 돌파했고, 이후에도 12%, 3%, 19% 등 연이은 급등세가 이어지며 천장을 높였다. 특히 전날 한국거래소가 고려아연을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했음에도 과열된 투심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변동성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고려아연은 다음 달 23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경영권 분쟁을 진행 중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영풍·MBK파트너스간 지분 매입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노린 매수세 또한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양측이 무리하게 자금을 투입하고 있어 주가가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고려아연의 주가가 급등한 지난달 25일 이후 매물대를 보면 전체의 70%가 넘는 물량이 100만원 위쪽에 쌓여 있다. 이 가운데 145만원에서 165만원 사이에 위치한 매물대도 전체의 20.75%를 기록하고 있다. 양측의 '치킨게임'이 어느 한쪽의 승리로 일단락되는 등 이벤트가 종료될 경우 하방 압력이 더욱 거세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는 대목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수급이 주가를 밀어올리는 양상"이라면서 "과열이 진정될 경우 가파른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냉정한 투자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전날 고려아연에 대해 투자경고종목 지정을 예고했다. 주가가 일정 기간 급등하는 등 투자 유의가 필요한 종목은 투자주의종목→투자경고종목→투자위험종목 단계로 지정된다. 투자경고·위험종목 단계에서는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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