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 시술 '인증의사' 교육·자격부여 권한 확대
외과학회 "모든 전문분야 의사 균형있게 참여를"
내과학회 "내과 전문성 무시하면 국민건강 영향"
대한외과학회는 3일 입장문을 내고 "정부는 검진기관 평가 내시경 분야 기준에 특정 학회명을 명시함으로써 타 학회의 불편과 불이익을 초래하고, 학회 간 갈등을 유발하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암관리위원회 산하 암검진 전문위원회가 내년부터 3년간 추진되는 '5주기 국가 암검진 평가'에 앞서 내시경 시술 인증의 교육과 자격 부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학회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암검진 전문위는 기존에 내과 전문의 학회 2곳(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이 가지고 있던 '내시경 시술 인증의' 교육과 자격 부여를 외과와 가정의학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학회는 "학회는 대한의학회에 이런 문제에 대해 질의했고 '검진기관평가 지침에 언급된 내시경 세부 전문의는 대한의학회로부터 인증 받지 않은 것으로, 인증 받지 않은 유사 세부 전문의 제도를 보험수가, 인증평가 기준 등 정부 정책에 활용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학회의 공식 입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된 의료 정책과 관행은 의료인과 국민들에게 불안과 불편을 초래하고 심각한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기에 이를 간과할 수 없다"고 했다.
학회는 내시경 검사 인증 교육기관 확대를 둘러싼 학회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을 정부에 촉구했다.
학회는 "검진 사업을 포함한 다양한 국가 의료 사업에 외과 의사를 비롯한 모든 전문 분야의 의료진이 균형 있게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관련 학회와 전문가들이 협의하고, 의료계와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함으로써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정책과 개혁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학회는 지난달 22일 대한대장항문학회 및 외과 내시경 연관 학회와 함께 공동 성명을 내고 "내시경과 같은 의료기기는 특정 과의 전유물이 될 수 없고 내시경을 시행하는 모든 의사는 적절한 교육을 받고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철저히 질 관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날 대한내과학회, 대한소화기학회,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 대한내과의사회 등은 국가 암 검진 내시경검사에서 내과의 전문성을 존중하지 않으면 내과 붕괴, 전공의 지원 감소 등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내과 전문의는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내시경을 통해 정확하고 안전하게 진단을 내릴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면서 "암 검진 후 발견된 문제에 대한 후속 관리와 치료 방안을 바로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시경 검사 과정에서 장천공과 같은 여러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수면 내시경이 보편화됨에 따라 환자는 편안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지만 의사는 좀 더 섬세하게 환자 진료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과의 역할이 축소되거나 무시되면 의대 졸업생들이 내과를 기피하게 될 것"이라면서 "내과 의사는 환자 상태와 질병에 대해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판단하는 만큼 내과 의사가 부족하게 되면 잘못된 진단, 불필요한 검사, 의료 낭비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내과의 전문성이 배제되면, 암의 조기 발견율이 낮아지고 내과 전문의가 해당 업무를 담당하지 않으면 환자 관리의 연속성이 끊어지고 적절한 후속 치료가 늦어질 위험이 매우 크다"면서 "내과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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