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회장은 3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강한 리더십으로 체육회의 주도적인 변화를 이끌면서 체육인들의 독립성과 가치를 높이겠다. 선수 시절부터 35년간 이어온 체육계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최전선에서 행복한 체육계를 만들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유 전 회장은 "현재 한국 체육은 많은 국민들의 질타와 비판 속에 체육회의 리더십은 사라지고, 체육을 대변해 목소리를 내고 앞장서야 할 리더들은 뒤에 숨어서 눈치를 보고 있다"며 "2024 파리 올림픽 성과를 바탕으로 올림픽 특수를 누려야 할 선수, 지도자, 후원 기업, 협회, 지방 체육회의 기대화 희망은 자취를 감췄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방체육 리더와 구성원들, 종목단체 리더들과 구성원, 학생선수와 학부형, 지도자들의 걱정과 두려움을 희망과 행복으로 바꿔드리기 위해 체육회장에 도전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유 전 회장은 "조금만 기다리면 더 좋은 기회가 올 수 있다고, 주변에서 왜 지금이냐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저는 지금이어야 했다"며 "선수 시절 중국 탁구가 아무리 강하다해도 승부를 피한 적이 없었다. 다음으로 미룬 적도 없다. 나의 결심과 용기가 체육인들에게 한줄기의 빛이 되고자 하는 바람으로 결심했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질의응답을 통해 유 전 회장은 "파리 올림픽 해단식에서 출마 결심을 굳혔다. 올림피언 출신으로서 해단식을 하지 못한 것이 매우 아쉬웠다. 선수, 지도자 보기가 부끄럽고 미안했다"며 "이런 것들은 일방적인 소통에 의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1982년생인 유 전 회장이 아직 체육회장에 도전하기에는 어리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대해 유 전 회장은 "나이는 나의 장점이고 자랑이다. 젊기 때문에 누구보다 열심히 뛸 수 있다. 체력 하나는 자신있다"며 "요즘 세상은 초 단위로 바뀌고 있는데,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가 저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판단이 어려울 때는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며 길을 모색할 것이다. 주변에 많은 선배가 계신다"며 "나이가 단점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현장 지도자와 격의없이 소통할 수 있기에 젊은 나이는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체육회는 변화할 것이나, 변화될 것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말한 유 회장은 "외부로부터 강제적인 변화가 아닌 주도적인 변화를 이끌면서 체육인의 독립성과 가치를 높이겠다"며 "선수, 지도자, 동호인, 228개 시군구체육회, 68개 경기단체까지 다양하고 폭넓은 소통을 통해 투명한 과정을 거쳐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했다.
유 전 회장은 "선수로서 25년, 지도자로서 2년, 국제 행정가와 경기 단체장으로 8년의 경험을 녹여 체육으로부터 받았던 사랑을 봉사와 헌신의 마음으로 체육인들에게 희망찬 미래를 선물해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유 전 회장은 2019년 대한탁구협회장이던 조양호 전 대한항공 회장의 별세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제24대 회장으로 당선됐다.
리더십 공백으로 자칫 혼란스러울 수 있었던 상황을 잘 수습해 1년 7개월 임기를 안정적으로 마친 뒤 2020년 12월 선거에서 제25대 회장으로 당선되며 연임에 성공했다.
유 전 회장은 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위해 지난 9월 탁구협회장에서 물러났다.
한편 내년 1월 치러지는 체육회장 선거에는 유 전 회장을 비롯해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등이 출마 선언을 한 상태다.
이기흥 현 체육회장은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를 통해 연임 승인을 받았고, 지난달 26일 회장선거준비TF 팀에 '후보자 등록 의사 표명서'를 내며 3선 도전 의지를 드러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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