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재판이 3주 만에 재개됐으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증인으로 불출석하면서 공전했다.

이날 재판은 이 사건과 별도로 진행 중인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업자들 재판에서 정영학 회계사 측이 사용한 질문사항을 이 대표 변호인단이 그대로 가져와 이 재판에서 똑같이 활용했는지 여부를 두고 공방이 있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3일 이 대표의 배임·뇌물 혐의 속행 공판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위증교사 무죄에 검찰이 항소했는데 어떻게 보는지', '위증교사 판결처럼 공직선거법 유죄 판결도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이날 재판은 3주 만에 재개됐으나 유씨가 아프다는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공전했다.

검찰은 이 대표 측이 유씨를 상대로 질문하는 반대신문 사항이 대장동 민간업자인 정영학 회계사 변호인의 반대신문 사항과 동일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대장동 재판은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이 피고인으로 있는 사건(형사합의33부)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정영학 회계사, 유씨 등 민간업자 5명이 피고인으로 있는 본류 사건(형사합의22부)이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저희가 확인한 결과 다른 재판에서 한 증인신문 사항을 베껴서 물어본 게 확인된다"며 "틀린 내용도 많고 잘못된 질문도 상당수 확인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서송부촉탁 전에 (증인신문이) 이뤄진 건데 어떻게 신문사항을 구한 건지 정영학 측과 의사 연락이 있었던 것인지 묻고 싶다"며 "대장동 공범과 의사 연락한 것이 맞다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잘못된 질문을 하게 되면 유동규가 제대로 된 증언을 하기 어렵다"며 "유동규 증언의 신빙성이 없다고 탄핵되는 일들이 쌓이면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어려워진다"고도 했다.

이 대표 측은 반대신문 사항 출처를 밝히는 것은 문서를 통해서 답변하면 될 일이라며 '무례한 발언'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어디서 베꼈냐, 제대로 베껴라'라는 것은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는 무례한 발언"이라며 "틀렸다거나 사실관계가 잘못됐다고 하면 재주신문을 통해서 하면 될 일"이라고 대응했다.

또 다른 변호인은 "대장동 공범하고의 공모 가능성에 대해서 얘기하는데 다른 사건도 공개법정에서 재판이 진행되고 증인신문 진행되고 있다"며 "공범들과의 의사 연락이란 말은 모욕적"이라며 사과를 요청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면서 민간사업자들에게 유리한 대장동 개발사업 구조를 승인하는 등 특혜를 줘 이익 7886억원을 얻게 하고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에 489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지난해 3월 기소됐다.

또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는 측근을 통해 민간업자들에게 내부 정보를 알려줘 부당이득 211억원을 얻게 한 혐의도 적용됐다.

이와 함께 성남FC 구단주로서 두산건설, 네이버, 차병원, 푸른위례 등 4개 기업의 후원금 133억원을 받는 대가로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한 혐의도 받는다.

지난해 10월에는 백현동 의혹으로 추가 기소됐다. 이 의혹은 성남시장 시절 백현동 개발 사업을 진행하며 브로커 김인섭씨의 청탁을 받아 성남도개공을 사업에서 배제해 200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내용이다.

한편,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의혹 사건으로 기소돼 지난달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무죄를 선고받았다. 두 사건 모두 항소심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불법 대북송금 의혹과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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