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원장 임종덕)은 우리나라 괘불의 조형적 특징을 지역별로 고찰한 학술총서 '한국 괘불의 미 3: 충청지역'과 '한국 괘불의 미 4: 서울·경기지역'을 발간했다.
괘불(掛佛)은 걸개에 거는(掛) 불화(佛畫)라는 뜻으로, 사찰에서 개최한 야외 의식에 사용하기 위해 그린 그림이다. 평소에는 말아서 궤(櫃)에 넣어두었다가 의식 진행 시 걸개에 걸어서 펼치기 때문에 대부분 세로가 가로보다 길고, 세로의 길이가 약 5m에서 14m에 이르는 대형 문화유산이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1985년부터 2001년까지 17년간 광복 이후 처음으로 전국 각 사찰에 소장된 괘불을 국가 차원에서 직접 조사, 2015년부터 올해까지 성보문화유산연구원과 함께 대형불화에 대한 정밀조사를 진행했다.
2022년부터는 그간의 조사 결과를 미술사적 관점에서 분석하여 우리나라 괘불의 조형적 특징을 지역별로 살펴보는 심화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그 연구 결과를 담은 '한국 괘불의 미'의 경상(2022년)과 전라(2023년)지역 편을 발간한 데 이어서, 이번에는 심화연구의 마지막 결과물로 충청과 서울·경기지역 편을 발간하게 됐다.
◆제 3편(충청지역) 장엄신 도상등 괘불 15점
사찰에 소장된 국가지정 괘불 15점의 지역별 조형적 특징과 역사성에 대한 조사 결과를 수록했다. 충청지역에는 괘불 조성의 초기에 해당하는 17세기의 괘불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이 남아있다. 특히 ‘장엄신(莊嚴身· 괘불에서 머리에 화려한 보관을 쓰고 신체를 아름답게 꾸민 부처님)’이라는 독특한 도상이 충청지역의 괘불에서 처음 등장하는데, 이는 괘불의 출현과 도상 연구에 중요한 자료이다. 또한, 일찍이 충청지역에서 유행한 미륵신앙의 전통 속에서 조성된 괘불은 현존 수량이 많지 않은 미륵불 괘불 연구에 핵심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제 4편(서울·경기지역) 괘불 시주자 채색 재료 기법 결과
국보·보물로 지정된 괘불 6점의 도상 분석, 시주자, 화승, 채색 재료와 기법에 대한 조사 결과를 담았다. 조선 초기부터 시행된 억불숭유(抑佛崇儒) 정책으로 서울·경기지역의 많은 사찰이 철폐되었지만, 왕실의 불사(佛事)는 꾸준히 이어짐에 따라 조선 후기에는 왕실발원 불화의 전통을 계승한 수준 높은 괘불이 조성되었다. 19세기 이후에는 괘불 조성이 더욱 활발해지며 근대기 이후의 괘불 양식을 주도했다. 특히, 이번 편에는 괘불 심화연구를 마무리하며, 괘불의 시주자와 시주 물품, 범자(梵字), 문양 등에 대한 고찰을 특별기고로 담았다.
이 책은 국공립 도서관, 박물관, 연구기관 등에 배포될 예정이며,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가유산 지식이음 누리집에도 공개되어 누구나 쉽게 열람할 수 있다. 특히, 누리집 내 ‘괘불 갤러리’에서 국가지정 괘불의 고화질 사진과 관련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우리나라 괘불의 가치를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2023년에 발간한 영문판 1편에 이어서, 2025년에는 영문판 2편을 선보일 예정이며, 앞으로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괘불에 대한 심화연구를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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