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사히신문 인터뷰…"정치가는 책임 가지고
사도 추도식 韓불참 "야스쿠니 논란 영향만은 아냐"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주일대사를 지낸 유흥수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최근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佐渡)광산' 노동자 추도식에 한국이 참가하지 않은 사태가 벌어진 것과 관련 "한일 쌍방 모두 과거 역사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2일자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사태를 '자업자득 외교'라고 비판하는 데 대해서는 "양국 정부는 한일 관계가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고듭 강조했다.
유 고문은 한국에도, 일본에도 한일 관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셰력이 있다며 "정치가는 책임을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도광산 추도식 사태에 대해 "한일 관계에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일본 총리의 "결단으로 한일 관계가 극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만큼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유 고문은 일제 강점기 한국인의 강제노역 시설 하시마섬(端島·군함도)의 세계문화유산 등록 당시 일본 외무차관이 자신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일본도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도 등록을 위해 협력해달라"고 했으나 결국 "일본 측이 한일 간 합의 사항을 충분히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에도 같은 일이 일어난 게 아니냐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국 측은 '양호한 한일 관계가 동북아시아 안보로 연결된다'는 생각으로 노력해왔으나 결과적으로 한국 국민감정을 해치는 결과가 됐다. 일본에 대해서는 섭섭한 기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도광산 추도식 한국 측 불참은 일본 정부 측 인사의 야스쿠니(靖国) 신사 참배 논란의 영향 뿐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추도사 내용에 대해 한국 정부와 잘 조정되지 않았던 게 아니냐"고 말했다.
또한 "일반론적으로 말하자면 한일 쌍방의 국민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요소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다루어야 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대일 정책을 강경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렇게 보고있지 않다”고 못 박았다. 다만 "한국도 일본도 정권지지 기반이 약한 것은 사실이다. 한일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문제를 떠안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아는 이시바 총리는 개인적으로도 친한적인 생각을 가진 한일 관계 발전에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정치 기반이 약한 것이 걱정이다"고 말했다.
윤 고문은 "일본에게는 '한반도의 안보는 일본의 안보다'는 의식이 필요하다. 미국도 '태평양 지역을 유지할 수 있다면 미국 방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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