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원시스는 지난 2015년 현대로템이 독점했던 전동차 시장에서 신규 수주에 성공한 이후 꾸준히 전동차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사세를 넓혀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전동차 납품이 지연되면서 지체보상금으로 회사의 재무안정성이 훼손됐고, 경쟁 과열로 인한 수익성 저하가 지속되면서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다원시스는 전일 대비 4.06%(440원) 내린 1만39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다원시스는 지난 2021년 11월 대규모 전동차(지하철5·8호선) 수주 소식에 두 달 만에 주가가 2배 가량 급등하며 장중 3만6000원대까지 급등했지만, 이후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으며 3년 만에 3분의 1토막이 났다.
1996년 설립된 다원시스는 특수전원장치 제조 전문기업이다. 지난 2015년 전동차 신사업 진출에 성공하면서 현재 매출 대부분이 전동차에서 나오고 있다. 3분기말 기준 회사의 사업부별 매출 비중은 전동차(89.6%), 핵융합전원장치(2.01%), 플라즈마전원장치(1.96%), 정류기외기타(6.35%) 등으로 전동차 부문이 압도적으로 높다.
최근 다원시스의 주가 부진은 전동차 시장의 수익성 저하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국내 전동차 시장은 다원시스 현대로템, 우진산전 3사의 과점시장이 형성돼 있지만, 낙찰방식이 사실상 최저가 입찰제로 진행되고 시장 내 경쟁 과열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영진 나이스평가정보 연구원은 "전동차 시장은 주요 매출처가 공공기관으로 안정적인 수주 확보가 가능하나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영업 수익성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다원시스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납품 지연으로 전동차 관련 지체보상금이 발생해 회사의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다원시스는 지난 2021년 150억원, 2022년 1060억원 규모의 지체상금을 인식하며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193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송 연구원은 다원시스에 대해 "지난해 이후 개선된 수준의 영업수익성을 보이고 있고, 올해는 소송을 통해 기인식한 지체상금을 일부 회수하고 있어 향후 2022년 수준의 대규모 지체상금 발생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제작 일정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발생 가능성은 회사의 수익성 확보를 제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원시스는 2021년과 2022년 유상증자를 통해 1300억원이 넘는 자금조달에 나선 바 있다. 지난 4월에는 398억원 규모의 유증을 통해 자본 확충에 나섰다. 하지만 차입 규모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재무안정성 개선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3분기 말 기준 별도기준 다원시스의 단기성 차입금은 1905억원으로 현금성자산(515억원) 대비 4배 가까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다원시스는 지난해 638억원 규모의 신사옥 신축을 추진하면서 단기 유동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송 연구원은 "대부분의 유형자산이 차입금 담보로 제공된 가운데, 과천 신사옥 건설로 인한 자금 소요가 예정돼 있고, 최근 회사의 현금창출력이 크게 저하되어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단기유동성 위험은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향후 사업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적 시각도 존재한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다원시스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코로나19 후유증으로부터 완벽하게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며 "올해도 비슷한 흐름의 실적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새로 발표된 2028년까지의 중장기 구매 계획을 살펴보면 도시철도차 구매 계획이 오히려 증가했다"며 "기존 전동차의 개념을 넘어 도시철도차로 구분이 변경됐다는 점은 고무적으로, 이는 GTX-A 노선의 일부 개통을 시작으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구축을 더욱 속도감있게 진행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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