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유해 11차 송환 환영식 중국 선양 공항서 열려
정부, 인도식 관련 자료 미배포 등 어떠한 언급도 안해
유해 인도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데 부담 가진 듯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우리 정부가 매년 중국과 함께 진행했던 중국군 유해 인도식을 올해 생략했다.
6·25전쟁 당시 중국군이 우리 적군이었음에도 양국 외교 관계를 의식해 우리 정부가 인도식을 거행해 왔지만, 중국이 이를 영웅으로 치하하며 체제선전에 활용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중앙(CC)TV는 28일 중국군 유해 11차 송환 환영식이 랴오닝성 선양 타오셴 국제공항에서 열렸다고 보도했다.
중국 또 다른 매체인 환구시보는 중국 공군 Y-20 전략 수송기가 중국 영공에 진입한 뒤 젠(J)-20 전투기 2대가 호위 임무를 수행했고, 공항 도착 후에는 수송기 양측에서 물을 뿌리는 ‘수문(水門)’ 행사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중국 언론이 이같이 대대적으로 보도했음에도 우리 정부는 이날 행사와 관련한 자료를 배포하지 않았을 뿐더러 어떠한 언급도 없었다.
이는 지난해 김선호 국방부차관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중국군 유해 인도식 행사에 직접 참석해 인사말을 한 것과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당시 김 차관은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중국군 유해송환은 한중 양국 정부가 인도주의와 상호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협력해온 결과"라며, "앞으로 더 나은 한중관계에 기여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 기류가 이같이 달라진 배경에는 중국이 유해 인도식을 체제 선전에 활용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중국군이 6·25전쟁 당시 적군이었음에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지금껏 총 981구의 유해를 전달하고 인도식까지 열었다.
하지만 중국이 이를 계속해서 정치적으로 활용하자 더 이상 인도식을 알리는 것에 대한 회의감을 가졌을 수 있다.
실제 중국 랴오닝성 선양 시내 거리에는 '영웅이 집에 돌아오다'라고 적힌 붉은 플래카드와 1500개가 넘는 오성홍기가 걸렸고, 중국 매체들은 유해 귀환을 생중계하기도 했다.
정부 소식통은 "사실 우리 군에 대항해 싸운 중국인데 우리가 매번 꼭 행사를 하면서 알려야 할 필요가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중국이 유해 인도식을 정치적으로 계속 활용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일부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kdol99@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