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연합 신동국 회장, 이사회 입성
양측 반반 이사회…갈등 격화 예고
내달 개최 한미약품 임시주총 주목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형제 측과 모녀 측(3인 연합) 5대 5로 구성되면서 향후 경영권 향방이 더 묘연해졌다. 오너가(家) 갈등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28일 서울 잠실교통회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임시 주총에서는 3인 연합 측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 입성에 성공했다.
3인 연합은 이번 임시주총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원을 기존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고, 신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기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비율은 형제 측 5, 3인 연합 4로 구성돼 형제 측이 우위를 점했으나, 이를 6대 5로 뒤집어 경영권을 잡겠다는 심산이었다.
그러나 이사회 정원을 늘리는 특별결의안인 제1호 의안인 ‘정관 변경의 건’이 통과되지 못하면서 경영권 탈환에 실패했다. 정관 변경의 건은 출석한 주식 수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1 이상 찬성이 필요한 특별결의안으로, 장벽이 높았다. 투표 결과, 57.89%만이 정관 변경의 건에 찬성했다.
반면 출석주주의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되는 2-1호 의안인 ‘기타비상무이사 신동국 선임의 건’은 찬성 57.86%로 통과됐다.
이에 따라 한미사이언스 이사는 기존 9명에서 10명으로 늘었고,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은 형제 측과 3인 연합 반반으로 구성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임시주총 결과가 사실상 무승부로 나온 만큼 향후 갈등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측 모두 이사회 장악에 실패하면서 주요 결정사항을 두고 사사건건 부딪히며 불필요한 소모전을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한미사이언스가 한미약품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어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도 주목해야 한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지분 41.42%를 보유하고 있다.
내달 19일 열리는 한미약품 임시주총에서는 형제 측이 제안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및 신동국 이사 해임 안건과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 신규이사 선임 등을 두고 맞붙게 된다.
해임 안건이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한 특별결의 안건인 만큼 통과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데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5대 5로 동수가 된 만큼 해당 내용에 대한 이사회 결의를 거칠 것을 요구하며 의결권 행사를 막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어 갈등은 더 격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 결과에 따라 형제 측과 3인 연합 갈등은 더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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