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적 현실화 가능성 낮아"
"리스크 선반영…충격 제한적"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자동차업종으로 이뤄진 'KRX 자동차지수'는 최근 두 달(9월27일~11월28일)간 7% 가량 하락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15.44%, 기아는 9.44% 하락했다. 특히 현대차는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라는 초특급 호재를 공시한 다음날인 지난 28일에도 약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부과 리스크가 작용하며 주가에 하방압력을 부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5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멕시코·캐나다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불법 이민과 마약 반입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배경도 덧붙였다.
트럼프의 이같은 발언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추락했다. 제네럴모터스(GM)가 8.99%, 스텔란티스가 5.68%, 포드가 2.63% 내리며 지난 26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미국 자동차 '빅3'의 시가총액이 13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유럽의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BMW, 다임러 트럭, 볼보, 일본의 도요타, 닛산도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의 무관세 혜택을 이용해 인건비 등이 저렴한 멕시코에서 완성차나 부품 등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해왔다. 기아 역시 멕시코에 완성차 공장을 두고 있다. 현대차는 조립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부품사 현대 모비스와 현대트랜시스도 이곳에 공장을 두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멕시코에 대한 관세부과는 미국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현실화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 '빅3' 자동차업체가 멕시코에 다수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공급망이 훼손돼 미국 자동차 산업 전반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올투자증권 유지웅 연구원은 "미국 '빅3'를 포함한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멕시코·캐나다에서 차량을 생산한 후 미국으로 수출하는 구조"라며 "미국 자동차시장은 연간 1700만대 규모인데, 이중 400만대 이상이 멕시코·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수입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GM은 70만대, 스텔란디스는 30만대 이상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며 "픽업·SUV 등 대형차종이 다수 포함돼 있어 미국 자동차산업에 큰 타격이 발생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이어 "공급망이 모두 훼손되기 때문에 멕시코에 생산거점이 없는 테슬라까지 공급망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관세부과의 현실화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내다봤다.
유 연구원은 현대차·기아의 충격도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1기 때 나프타를 폐지한 후 재편성한 USMCA를 다시 위반하는 사례"라며 "따라서 차후 또다른 형태의 북미수출조약이 이뤄지며 실질 관세부과는 무마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또 "기아는 멕시코 페스케리아시에 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운영중이며, 이중 약 16만대를 미국으로 수출한다"며 "글로벌 전체 판매의 약 5% 수준이며, GM(12%)·포드(9%)에 비해 비중이 현저하게 낮다"고 덧붙였다.
대신증권 김귀연 연구원 역시 "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는 미국에도 상당한 부담"이라며 "GM과 포드는 멕시코 내에 각각 4개의 생산 설비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주가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나 과도한 하락에 따른 기회를 포착할 필요가 있다"며 "자동차업종은 지난 7월 이후 관련 리스크를 선반영했고, 이번 멕시코 관세의 실제적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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