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선정 이소헌 기자 = 1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부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를 받는 홍 전 회장에 관한 구속 심사를 진행한 후 오후 11시54분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남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발부 사유를 밝혔다.

함께 영장이 청구된 전 남양유업 연구소장 박모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같은 이유로 발부됐다.

검찰은 홍 전 회장이 납품 업체들로부터 거래 대가로 수십억원을 받고, 친인척이 운영하는 업체를 거래 중간에 끼워 넣는 방식 등으로 상장 법인인 남양유업에 100억원대 손해를 끼쳤다고 보고 있다.

또 홍 전 회장은 납품 업체 대표를 남양유업 감사로 임명한 후 급여를 돌려받은 혐의와 법인 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한 의혹도 받는다.

검찰은 지난 2021년 이른바 '불가리스 사태'에도 홍 전 회장이 연루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남양유업 제품인 불가리스에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다며 그 근거로 검증되지 않은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홍보했다는 의혹이다.

홍 전 회장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께부터는 박씨에 대한 구속 심사가 이뤄졌다. 검찰은 박씨에게 납품 업체들로부터 수십억원을 수수한 혐의가 있다며 배임수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날 심사에 앞서 법원에 도착한 홍 전 회장은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인정하는지' '거래 중간에 친인척 업체를 끼워 넣은 것이 맞는지' '불가리스 허위 광고를 주도했다는 의혹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박씨 또한 '납품업체들로부터 수십억 받은 혐의 인정하는지' '거래 대가로 얼마를 받았는지' 등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남양유업 측으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김용식)는 지난달 7일 홍 전 회장 주거지와 남양유업 사무실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 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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