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없다"
아울러 유럽연합(EU) 지도자들에겐 트럼프 당선인에 맞서지 말고 아닌 그와 협상을 해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은 28일(현지시각) 유로존 20개국 통합중앙은행의 수장인 라가르드 총재와의 지난 25일 인터뷰 기사를 게재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라가르드 총재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에 대해 "항상 그래왔듯이 관세는 장기적으로 세계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것(관세)는 미국이나 유럽, 등 그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의 마가 슬로건을 언급하며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고 말하는데, (관세 정책으로) 세계적인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데 어떻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트럼프 집권 2기가 유럽에 "분명한 위협"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면서도, EU 지도자들을 향해 '보복'이 아닌 '협상'을 촉구했다.
특히 "트럼프와의 무역전쟁을 피하려면 미국산 제품을 사라"며 이른바 '수표책(Checkbook)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표책 전략이란 자국의 국익을 위해 경제력을 외교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을 뜻한다.
라가르드 총재는 그가 올해 초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유럽엔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선견지명이 있었다"고 말하면서도, "EU는 미국에 액화천연가스(LNG)와 방위용 무기 등 특정 품목을 구매할 것을 제안하는 식으로, 트럼프 집권 2기를 '수표책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순수한 보복 전략보다 더 나은 시나리오"라며 "보복 전략에선 서로 맞대응만 하다 아무도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규모 관세 부과 위협을 거듭하면, 중국 제조업체들이 유럽 시장으로 선회해 유럽산 제품 경쟁력이 더욱 위협받을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그러면서 유럽 정책 입안자들이 중국 상품에 대한 이 같은 "경로 변경 시나리오"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대응해야 한다고도 전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적 관세를, 중국산 제품에는 60%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한 대담 행사에선 최대 1000% 관세를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인터뷰는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멕시코·캐나다 등 3국을 상대로 대규모 관세 부과 조치를 공표하기 전날(25일) 이뤄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취임 첫날 멕시코와 캐나다산 모든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중국산 모든 제품에 대해 기존 추가 관세에 더해 10%의 관세를 더 부과하겠다고 천명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관세 부과 계획에 '펜타닐 등 마약 밀반입 및 불법 이민자 문제 해결'이란 조건을 명목상으로 내걸었다.
미국 사회에 만연한 마약 문제는 멕시코와 캐나다의 불법 이민자들 때문이며, 중국은 멕시코에서 불법 합성돼 미국으로 유입되는 '펜타닐' 원료 유통 문제를 제대로 규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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