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첨단반도체 양산연계형 미니팹 기반구축사업 예타 통과
정부·반도체 소부장 기업 공동 개발·성능 검증까지 진행하는 테스트베드 역할
4469억원 규모 확정…국내 반도체 공급망 안전화 기여할 듯
파편화된 부처 R&D도 묶어서 예타 진행…연구 효율성 높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8일 류광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주재로 '2024년 제8회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 총괄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날 위원회는 2023년 4차 국가연구개발사업 예타 대상으로 선정됐던 '첨단반도체 양산연계형 미니팹 기반구축사업'의 예타 통과와 2024년 3차 국가연구개발(R&D) 사업 예타 대상 선정 결과 8개를 확정했다.
◆첨단반도체 양산연계형 미니팹 기반구축사업 4469억원 규모로 예타 통과
이번에 예타를 통과한 산업통상자원부의 첨단반도체 양산연계형 미니팹 기반구축사업은 국내 최초로 정부, 수요기업, 소·부·장 기업이 협력해 첨단반도체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활용하는 사업이다.
반도체 소·부·장은 수요기업과의 공동개발·평가·검증이 필수적이나 그간 양산 검증을 위한 기업 간의 협력체계는 미비했다. 이번 사업추진을 통해 수요기업의 부지 내 클린룸에 실제 칩 양산에 활용되는 공정·계측 설비를 구축하고, 소·부·장 기업 개발 제품에 대한 성능 검증·평가·컨설팅을 상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사업이 기업 간 상생 모델의 긍정적 선례로 자리매김하는 한편, 소·부·장 기업의 기술 경쟁력 확보를 통해 국내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이 사업은 사업 기간 2025~2032년, 사업비 9060억원으로 지난 2월 예타 신청이 이뤄졌었으나, 최종적으로 사업 기간 2025~2031년, 사업비 4469억6000만원으로 확정됐다. 표면적으로는 총 사업비가 절반 수준으로 줄었으나,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실제 사업 자체는 원안인 9000억원 수준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당초 신청 당시에는 정부·민간 투자 규모가 모두 포함됐으나, 기업 영업비밀 유지를 위해 민간 기여 사업비 산출이 어려워 총사업비에는 포함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수소환원제철 실증기술개발 사업·첨단의료기기 연구개발 사업 등 2개 예타 대상 선정
이날 위원회는 일반 사업 2개, 부처 고유임무형 계속사업 6개 등 총 8개 사업을 예타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 가운데 일반 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된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실증기술개발 사업(산업통상자원부)'은 세계 최초로 분광 수소 유동 환원로 기반 30만톤급 수소환원제철을 실증하는 것이 목표다.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화석연료를 사용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기존 공정 대비 탄소 배출량을 95% 이상 감축할 수 있는 기술이다. 전략적 중요성과 국민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을 인정받아 지난 2월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되기도 했다. 우리나라 탄소 다배출 산업 1위가 철강산업인 상황에서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사업임을 인정받아 대상으로 선정됐다. 신청 내용은 총사업비 8849억6000만원에 사업기간 2026~2030년이다.
'범부처 첨단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과기정통부·산업부·보건복지부·식약처)'은 관계부처가 협업해 세계 최초·최고 수준의 첨단 의료기기 개발을 '기초·원천연구-임상-인허가-제품화'까지 전주기 지원하는 사업이다.
해당 사업은 AI·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 융합으로 인해 연평균 6% 이상의 급격한 성장을 이루고 있는 글로벌 의료기기 신시장을 선점하고, 우리나라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의료기기의 해외 의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급성과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식약처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체 의료기기 품목 중 1940개 중 수입 점유율이 100%인 품목은 698개였고, 이 중 3·4등급 고위험 의료기기도 194개에 달했다. 이 사업은 총사업비 1조4197억5000만원에 사업기간 2026~2033년으로 신청됐다.
◆파편화돼있던 부처별 R&D 묶어서 예타…과기정통부·행안부 등 5개 부처 6개 과제 첫 대상
정부는 지난해 11월 'R&D 혁신방안'을 발표하며 각 부처별로 파편적으로 추진되는 소규모·단기 사업을 묶어 프로그램 사업으로 규모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5개 부처의 부처 고유임무형 계속사업 6가지를 첫 대상으로 선정해 예타를 시행하기로 했다.
첫 대상이 된 부처 고유임무형 계속사업은 ▲디지털 미디어 이노베이션 기술개발 사업(과기정통부·총사업비 1476억원) ▲재난 및 안전관리 연구개발사업(행정안전부·1946억원) ▲반도체첨단산업기술개발사업(산업통상자원부·3497.3억원) ▲CLEAN AIR 기술개발사업(환경부·1133억원) ▲기후변화 적응 수재해 관리 기술개발사업(환경부·1561억원) ▲건설 전주기 안전혁신 기술개발 사업(국토교통부·1358억원) 등이다.
위원회는 부처 고유임무형 사업의 예타 추진을 통해 그간 파편화돼있던 사업을 하나로 통합하고 프로그램형으로 계속 사업화함으로써 R&D 사업의 효율성과 연구 현장에서의 정부 R&D 투자 예측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이날 위원회에서 예타 대상으로 선정된 8개 사업은 약 7개월에 걸쳐 예타 조사를 받고, 시행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한편 위원회는 예타 사업의 계획변경을 위한 특정평가 제도개선방안도 의결했다. 지난해 11월 예타를 통과한 R&D 사업들이 특정평가를 통해 계획을 변경할 수 있게 하는 제도를 도입했으나, 대상이 협소하고, 절차가 까다로워 제도 활용이 어렵다는 현장의 의견이 있었다.
이번 제도개선을 통해 예타 시 고려하지 못한 요소의 변동이 발생한 사업이라면 모두 계획변경 특정평가 신청이 가능해진다. 연중 수시 접수를 허용하고, 경미한 변경의 경우는 평가 기간도 대폭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대형 R&D 사업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류광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이번 위원회에서는 반도체 소·부·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미니팹 사업을 예타 통과시키는 한편, 국가적 현안에 대응하는 시급성 높은 사업과 지속적으로 정부 투자가 필요한 프로그램형 사업을 새롭게 예타 대상으로 선정했다"며 "대형 사업들이 적기에 추진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조사하는 한편, R&D 예타 폐지 및 후속제도 마련도 차질없이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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