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상간녀의 대학생 딸을 만나 불륜 사실을 알렸던 여성이 되레 정신적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7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인 50대 여성 A씨는 약 1년 전 남편의 불륜 사실을 알아챘다.

A씨는 "남편이 회식하고 왔는데 하의 속옷을 안 입고 왔다. 무슨 일이냐고 따졌더니, 술에 너무 취해 화장실에 갔다가 용변 실수하고 속옷을 벗고 왔다더라"라며 "의심돼서 블랙박스를 확인해 봤는데, 같은 사무실에서 아르바이트하는 50대 여성과 숙박업소에 간 증거가 있었다"고 말했다.

남편은 "나 바람피운 거 맞다. 원래부터 이혼하고 싶었다. 재산을 좀 줄 테니까 제발 이혼해달라"며 적반하장 태도를 보였다.

화가 난 A씨가 남편 사무실을 찾아가 상간녀에게 따지자, 상간녀는 "왜 나한테 따지냐?"면서 사과 없이 자리를 떴다고 한다. 남편도 "한 번만 더 찾아오면 영업방해로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집에서 자신의 물건을 모두 챙겨 나갔다.

결국 A씨는 이혼 준비와 함께 상간자 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 A씨의 둘째 딸이 응급실에 실려가 남편 도움이 급하게 필요했다.

하지만 남편과 연락이 안 되자 A씨는 상간녀 집을 찾아갔다가 상간녀의 대학생 딸과 마주쳤다.

A씨가 남편 사진을 보여주면서 "혹시 이 남자가 왔다 갔냐"고 물어보자, 상간녀 딸은 묘한 표정을 짓더니 "아줌마 남편을 왜 우리 집에서 찾냐"고 쏘아붙였다.

이에 A씨가 "너희 엄마랑 내 남편이 부적절한 관계다. 지금 남편을 급히 찾아야 한다"고 사정을 설명했다.

며칠 뒤 A씨는 이 한 번의 만남으로 상간녀 딸에게 소송당했다. 상간녀 딸은 "안 그래도 몇 달 전에 아빠 돌아가셨는데, 만 18세 미성년자인 내게 엄마의 불륜까지 알려줘서 정신적으로 피해 봤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집을 나간 남편은 상간녀와 상간녀 딸이 사는 집에서 두 집 살림하고 있다"며 "손해배상 소송 자체가 상간녀 딸의 뜻인지, 상간녀와 남편이 억지로 시킨 건지 알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무엇보다 내 큰딸도 고등학교 3학년이었다. 아빠의 불륜으로 큰딸은 수능을 망쳤다. 내년에 예비 고3인 둘째 딸 역시 아빠의 불륜을 막아보겠다고 사무실을 찾아갔다가 아빠에게 멱살 잡혀 끌려 나왔다"며 자신의 딸들도 정신적 피해를 봤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A씨는 상간녀 딸이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하고선 남편과 한집에서 사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게다가 남편은 상간자 소송과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 소송 비용을 다 대주고 있다고 한다.

A씨는 "남편이 본인이 소송 비용 다 대줄 건데 뭔 소용이 있냐고 하더라. 근데 남편이 집 나간 후 생활비를 끊어서 저는 돈이 없어 투잡을 뛰어 생활비를 벌고, 소송 비용을 감당하고 있다"며 "상간녀 딸에게 진짜 손해배상 해줘야 하냐"고 물었다.

박지훈 변호사는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가능한 얘기지만 판사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기각되거나 받는다고 하더라도 소액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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