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고로 비트코인 비축?…"업계서 트럼프 압박"

기사등록 2024/11/28 13:09:47 최종수정 2024/11/28 16:14:15

"비트코인 구매해 장기보유하면 가치 폭등…국가재정 도움"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10만 달러 진입을 앞뒀던 비트코인 가격이 9만 달러선까지 떨어지며 약세를 보이고 있는 27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 정보가 표시되고 있다. 2024.11.27.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암호화폐 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에 비트코인 국고 비축 압력을 넣는다는 보도가 나왔다.

27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암호화폐 업계 경영진 및 투자자들이 최근 이런 압력에 나서고 있다. 국가 예산으로 비트코인을 구매해 비축하면 미래 재정에 도움이 되리라는 논리다.

미국 국고로 비트코인을 수십억 달러어치 구매한 뒤 수십 년간 보유하면 가치가 폭등할 것이고, 이를 통해 국가 부채 상환 등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측 인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 정부가 비축하고 있는 자산은 외화와 금 정도다. 여기에 유가 급등 등 상황에 대비해 저장하는 전략비축유(SPR)와 의료 장비 등이 있다. 다만 범죄 수익 환수 등으로 암호화폐도 일부 보유 중이라고 한다.

암호화폐 로비 단체인 디지털챔버의 코디 카본 회장은 비트코인이 "사실상 디지털 금과 다름없다"라며 "이를 자산으로 비축하지 않는다면 적국이 이를 수익화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했다.

S&P글로벌 디지털자산 담당 국장 앤드루 오닐은 "미국 달러의 구매력이 시간이 지나며 비트코인에 비해 하락한다면 국가 부채의 상당량을 갚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미 정계 일부에서는 국고 비축을 언급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은 자신이 트럼프 당선인 팀과 "(비트코인) 비축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라며 추가 논의 의지를 피력했다.

루미스 의원은 이와 관련한 법도 발의했는데, 미국이 최대 100만 개의 비트코인을 구매해 20년간 보유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루미스 의원은 이를 통해 "국가 부채를 절반 수준으로 줄일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 본인도 암호화폐 행사에서 현재 미국 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전략 보유 자산화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이를 "모든 미국인에게 혜택을 주는 영구적 국가 자산화"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반대 의견도 만만찮다. 워싱턴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산하 지오이코노믹센터 미래자산부국장인 애너냐 쿠마는 "20년 후 비트코인 가격을 단언할 수 없다"라며 비트코인 국고 비축에 신중한 견해를 표했다.

WP는 경제학자와 재정 전문가들을 인용, "암호화폐 가격은 변동성이 심할 수 있다"라며 "현재 최고가 수준인 비트코인을 정부가 매입하고 그 가치가 결국 떨어지면 납세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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