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독립 스튜디오 체제' 전환…노조 "고용 보장하라"

기사등록 2024/11/28 12:50:29

엔씨 임시 주총…개발 스튜디오 3개사, AI기업 설립

노조 반대집회 "경영진 퇴진, 고용 보장" 촉구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경영 악화로 대규모 분사를 결정한 엔씨소프트에서 경영진의 책임을 묻는 노동조합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경영진은 더이상의 분사는 없다 못 박고, 임원 축소 및 보수 감축 등 책임감 있는 조치가 있을 것이라며 내부 결속에 나섰다.

엔씨소프트는 28일 판교 R&D센터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독립 스튜디오 체제’ 전환을 위한 4개의 자회사 설립을 확정했다. 신설 법인은 내년 2월 1일 출범을 목표로 한다.

신설 회사는 ▲3개의 게임 개발 스튜디오 '퍼스트스파크 게임즈(FirstSpark Games', '빅파이어 게임즈(BigFire Games)', '루디우스 게임즈(Ludius Games)' ▲인공지능 기술 전문기업 '엔씨 에이아이(NC AI)'다.

앞서 엔씨는 '엔씨 QA'와 '엔씨 IDS'를 분사하는 과정에서 '3년 내 자회사 폐업 시 고용보장 약속'을 내건 바 있다. 하지만 엔씨 경영진은 이 약속을 문서화하지 않았고, 노조는 이번 독립 스튜디오 체제 전환도 구조조정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해왔다.

엔씨소프트 임시 주주총회 현장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임시주총장 외부에서 반대 집회를 연 엔씨 노조는 "이번 분사 계획은 경영 실패의 책임을 직원에 전가하는 것"이라며 "엔씨 경영진은 고용 안정을 보장하고, 박병무 공동대표는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엔씨 노조와 연대한 넥슨노조의 배수찬 지회장은 "실적이 나쁠 수 있고,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 그러나 위기 상황에서 임원에 대한 성찰부터 하는 것 아니라 직원들 밥그릇부터 건드리는 것, 결정권자가 왜 잘못된 선택을 했는지 따져보는 것이 아니라 실무자들을 분사시키는 것은 위기를 극복하는 게 아니라 망하자는 길"이라며 "이 길을 선택한 오너의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임시 주주총회 의장을 맡은 박병무 공동대표는 이날 취재진에게 "앞으로 이런 식으로 주총 결의를 거친 추가 분사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엔씨소프트는 28일 판교 R&D센터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독립 스튜디오 체제’ 전환을 위한 4개의 자회사 설립을 확정했다. 엔씨 노동조합은 이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사진=게임기자단공동취재)
그러면서 "(경영진은)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작년 초부터 임원진들도 상당히 많이 나갔고, 이번 연말 조직 개편에서도 일부 그렇게 될 것"이라며 "아마 내년에 보수 나오는 것(공시)을 보면 임원들도 상당히 책임감을 느끼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독립 개발 스튜디오 체제로의 전환'에 대해선 "속도감, 유연함, 창의성을 갖춘 혁신적인 개발 문화를 만들고, 글로벌 신규 IP를 적극 발굴하기 위함"이라며 "신설 법인이 전문성과 기술력을 갖춘 경쟁력 있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엔씨소프트 모두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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