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자산운용사들이 자사 브랜드를 내세운 상장지수펀드(ETF) 사업에 주력하면서 고객과 직접 소통을 늘리고 사후 관리 서비스도 본격화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개인투자자 문의에 응대하기 위한 콜센터를 이달부터 운영하고 있다. 콜센터 직원들의 고객 응대와 펀드 관련 내용이 담긴 메뉴얼도 만들었다.
ETF 등 자사 금융투자상품에 대해 운용사로 직접 문의하거나 민원을 넣는 개인투자자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고객 대응을 강화하는 목적에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달부터 네이버 종목토론방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올라오는 상품 문의에 대해 답변을 제공하고 있다. 자사 ETF 상품인 에이스(ACE) ETF 상품에 대해 정보 제공이 필요한 경우 관리자가 댓글로 답변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네이버 종목토론방은 해당 종목에 대해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는 곳이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금융 소비자와 금융회사 간의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고 과정되거나 왜곡된 정보를 바로잡아 잘못된 정보로부터 금융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펀드 판매 후 사후 관리는 판매사인 은행과 증권사의 역할이었다. 펀드가 주로 은행·증권사 직원의 상품 권유·설명 등을 거쳐 판매됐기 때문이다. 이에 펀드 판매 후 사후 문의와 민원 등에 대응하는 것도 주로 은행과 증권사가 도맡았다.
하지만 이제 운용사 브랜드를 보고 ETF를 사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변화가 생겼다. ETF는 주식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매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판매사를 끼지 않는다. 또 ETF 앞에는 운용사들의 브랜드 이름이 붙는다. 삼성자산운용은 '코덱스(KODEX)',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타이거(TIGER)'며,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해 KB자산운용은 최근 ETF명을 'KB 라이즈(RISE)'로, 한투운용은 지난 2021년 '에이스(ACE)'로 바꿨다.
내년 공모펀드 상장까지 이뤄지게 되면 이 같은 경향은 더 짙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과 유관기관은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주식·ETF처럼 실시간 매매가 가능한 상장형 공모펀드인 '엑스(X) 클래스' 도입을 준비 중이다.
높아지는 운용사 브랜드 인지도에 맞춰 고객 응대의 필요성도 커졌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과거 기관을 상대로 했던 많은 서비스를 이젠 개인 고객들에게 하고 있다"며 "운용사들이 업황 분석 리서치를 유튜브 통해 공개하고 콜센터를 여는 것도 B2C 강화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대형사를 제외하곤 불특정 다수 대중을 향한 '규모의 경제' 마케팅이 쉽지 않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책임의 주요 주체도 판매사에서 운용사로 차츰 넘어오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ETF나 펀드의 수익률이 좋지 않거나 순자산가치(NAV)와 괴리율이 커지는 등 문제가 생길 때 운용사로 민원을 넣는 사례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이에 대해 대응할 별도의 조직이 필요하다는 인식은 있지만 인력과 자원이 부족한 중소형사에겐 쉽지 않은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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