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아마존 창업자 겸 회장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우주 탐사기업 '블루오리진'의 우주 발사체를 통해 우주 비행의 꿈을 이룬 여성이 소셜 미디어(SNS)에 성희롱 악플이 쏟아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각) CNN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제프 베이조스의 민간 우주개발업체인 블루오리진의 우주관광 발사체 뉴 셰퍼드는 지난 22일(현지시각) 28번째 비행을 마쳤다.
이번 비행에는 MIT 출신 엔지니어이자 방송 진행자인 에밀리 칼란드렐리(37)를 비롯한 6명이 우주비행사 자격으로 탑승했다. 특히 칼란드렐리는 이날 비행에 성공해 우주를 비행한 100번째 여성으로 기록됐다.
블루오리진은 뉴 셰퍼드의 성공적인 28번째 비행 이후 공식 소셜 미디어(SNS)에 칼란드렐리의 사진과 함께 그의 소감을 전했다. 칼란드렐리는 "내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 느꼈던 감정과 똑같았다. 지구를 보며 '이게 내 아기야'라고 되뇌었다"며 "그렇게 넓은 우주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고 감탄했다.
그녀의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해당 게시물에 "자녀와 함께 생중계를 시청했다" "많은 여성들에게 귀감이 될 것" "우주를 어머니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게 아름답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그러나 블루오리진의 해당 게시물은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일부 누리꾼들의 칼란드렐리를 성적 대상화하고 희롱하는 발언들로 뒤덮였다.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일부 누리꾼들은 칼란드렐리를 향해 "당신은 스스로 본인을 우주에서 가장 섹시한 여성이라고 생각하세요? 아니면 다른 경쟁자가 있나요?" "기껏해야 롤러코스터 정도 탄 듯. 우주비행사도 아니면서" 등의 반응을 내놨다.
이 외에도 여성 우주비행사를 비하하거나 성적으로 조롱하는 등의 댓글이 이어지자 블루오리진 측은 해당 원본 게시물을 삭제, 편집된 게시물을 재업로드했다.
칼란드렐리 역시 지구로 귀환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악플 테러'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그는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울고 있다"며 "이런 일을 당연히 예상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인터넷의 작은 남성들에게 시간을 쏟는 것을 거부한다"며 "내 반응이 어땠던 간에 나는 그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우주를 경험할 수 있는 100번째 여성이 된 것은 행운"이라며 "이 기쁨은 제 마음 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고 이날 느낀 경외심을 많은 사람과 나눌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에 대해 가디언은 "여성이 성차별적인 온라인 트롤에서 벗어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먼 은하계는 없다"고 평가했다.
한편 블루오리진이 기존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삭제하고 새로 업로드한 게시물에는 칼란드렐리를 향한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100번째 여성 우주비행사를 응원한다" "우리는 당신이 정말 자랑스럽다" "당신의 소중한 경험을 나눠준 데 대해 감사함을 느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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