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도영, 2024시즌 KBO리그 MVP 영예…신인상은 김택연(종합)

기사등록 2024/11/26 16:03:44

김도영·김택연, 만장일치 수상은 불발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시상식'에서 MVP를 수상한 KIA 김도영이 허구연 KBO 총재로 부터 트로피를 받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11.26.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희준 박윤서 기자 = 올해 KBO리그 최고의 스타로 우뚝 선 김도영(21·KIA타이거즈)이 최우수선수(MVP) 수상의 기쁨을 만끽했다.

김도영은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쏠뱅크 KBO 시상식에서 정규시즌 MVP 수상자로 호명됐다.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정규시즌 직후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언론사 기자와 각 지역 언론 담당 기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MVP 투표에서 김도영은 유표 투표수 101표 중 95표(득표율 94.05%)를 쓸어담았다.

워낙 유력한 후보라 만장일치 수상도 기대됐지만, 아깝게 불발됐다. 역대 KBO리그에서 만장일치로 MVP를 수상한 것은 프로야구 출범 원년인 1982년 OB 베어스(현 두산) 박철순이 유일하다.

이번 시즌 201안타를 때려 단일 시즌 최다 안타 타이기록을 작성한 빅터 레이예스(롯데 자이언츠)가 3표로 뒤를 이었다.

김도영은 트로피와 함께 기아의 대형 전기 SUV EV9를 받았다. 차량가는 대략 9000만원 안팎이다.

KIA 소속 선수가 MVP를 수상한 것은 2017년 양현종 이후 7년 만이다.

KIA는 선동열(1986·1989·1990년), 김성한(1985·1988년), 이종범(1994년), 김상현(2009년), 윤석민(2011년), 양현종에 이어 10번째 정규시즌 MVP를 배출, 역대 최다 배출 구단으로 이름을 올렸다. 삼성이 9회로 뒤를 잇는다.

202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KIA에 1차 지명을 받고 큰 기대 속에 프로에 입성한 김도영은 2년간 부상과 부진 탓에 기대를 밑돌았지만, 프로 3년차인 올해 잠재력을 한껏 꽃피웠다.

올해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 OPS(출루율+장타율) 1.067로 맹활약했다.

4월에만 홈런과 도루 10개씩을 올리며 KBO리그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를 작성했고, 2000년 박재홍(당시 현대 유니콘스) 이후 24년 만에 역대 5번째로 전반기 20홈런-20도루도 달성했다.

김도영은 지난 7월 23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단타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때려내는 사이클링 히트도 선보였다. 4타석만에 사이클링히트를 완성해 최소타석 달성 기록에 어깨를 나란히했고, 사상 처음으로 안타를 단타와 2루타, 3루타, 홈런을 순서대로 쳐 냈다.

거침없이 치고 달린 김도영은 8월 15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역대 최연소(20세10개월13일), 역대 최소경기(111경기) 만에 30홈런-30도루를 점령했다.

홈런 2개가 부족해 아쉽게 국내 선수 최초 40홈런-40도루에 닿지는 못했지만, 단일 시즌 최다 득점 신기록을 세웠다.

김도영의 활약을 앞세운 KIA는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해 한국시리즈에 직행했고, 삼성 라이온즈를 4승 1패로 제압해 통합 우승 기쁨을 누렸다.

김도영은 "큰 시상식에서 MVP라는 큰 상을 받아 영광이다. 제가 이 자리에 올라올 수 있게 도와주신 이범호 감독님 코치님께 감사하다. KIA라는 명문 구단에 들어갈 수 있게 도와주신 학창 시절 감독님들,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가족들께도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KIA가 통합 우승을 한 해에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앞으로도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될 수 있게 겸손한 자세로 운동하겠다"며 "항상 느낌표가 될 수 있게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런 날 있잖아요"라며 말을 이어간 김도영은 "앞이 보이지 않고 미래가 보이지 않고 부정적인 생각들로 가득 차는 그런 날들이. 그런 날들이 숱하게 있었던 것 같다"며 "그때 누가 나에게 해준 말이 기억에 남는다. '너를 믿어라, 나중에 누군가 너를 보며 위안을 얻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 날들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나를 보며 위안을 얻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도영은 "입단 전부터 지금까지 많은 함성 소리로 응원해주시고 믿음으로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면서 "올해 저는 팬 분들 때문에 살았습니다"고 덧붙였다.

생애 한 번만 누릴 수 있는 신인상의 영예는 김택연에게 돌아갔다.

프로야구 출입기자단 투표에서 유효 투표수 101표 중 93표(92.1%)를 획득한 김택연은 3표를 받은 2위 황영묵(한화 이글스)을 여유롭게 제치고 생애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왕을 차지했다.

김택연은 신인상 트로피와 함께 상금 300만원을 거머쥐었다.

두산(전신 OB 포함) 출신의 신인상 수상은 역대 8번째다. 김택연은 1983년 박종훈, 1984년 윤석환, 1999년 홍성흔, 2007년 임태훈, 2009년 이용찬, 2010년 양의지, 2022년 정철원의 뒤를 이었다.

2024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 두산 유니폼을 입은 김택연은 이번 시즌 60경기에 등판해 65이닝을 투구하며 3승 2패 19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08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지난 6월부터는 마무리 투수 임무를 맡아 팀의 뒷문을 든든히 사수했다.

마무리 역할을 수행한 뒤 빠른 속도로 세이브를 쌓은 김택연은 각종 기록도 갈아치웠다.

지난 5월 21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서 데뷔 첫 세이브를 따낸 김택연은 7월 23일 역대 7번째 신인 선수이자 최연소 10세이브 기록을 달성했고, 지난 8월 27일에는 17번째 세이브를 수확하며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 신기록도 수립했다.

기세가 오른 김택연은 KBO리그 최연소 단일 시즌 20세이브에도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휴식을 가지며 세이브 19개로 마무리했다.

KBO리그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김택연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승선해 처음 성인 대표팀 태극마크를 다는 영예도 누렸다.

시상대 위에서 상을 품에 안은 김택연은 "1년 동안 같이 고생하고 도와준 두산 선배님들 감사드린다. 항상 믿고 기용해 주신 이승엽 감독님과 코치님들, 트레이닝 파트, 전력분석팀, 구단 관계자들에게도 감사하다"며 "가장 생각나는 건 부모님이다. 이런 순간이 올 때까지 고생하셨는데 기쁨을 누릴 수 있어서 좋다. 마지막으로 팬들이 큰 소리로 응원해 주셔서 큰 힘이 됐다. 그래서 이 상을 받을 수 있는 것 같다. 내년에도 좋은 자리에 와서 좋은 상을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많은 순간들이 기억에 남고 스쳐 지나가는데, 이 순간이 가장 떨리고 처음 느끼는 감정이다. 많이 기억되고 생각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MVP를 수상한 김도영은 득점상, 장타율상까지 품으며 사실상 3관왕에 올랐다. 신기록을 쓴 득점 부문 뿐 아니라 장타율 부문에서도 0.647로 1위를 차지했다.

최다 안타 타이틀은 단일 시즌 최다 안타 타이기록을 써낸 빅터 레이예스(롯데 자이언츠)의 차지가 됐다. 레이예스는 올 시즌 201개의 안타를 날려 2014년 서건창(당시 넥센 히어로즈)이 세운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타율 0.360을 작성한 기예르모 에레디아(SSG 랜더스)는 2004년 클리프 브룸바(현대 유니콘스), 2015년 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에 이어 외국인 타자로는 역대 3번째로 타격왕에 등극했다.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을 포함해 SSG에서 타격왕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올해 46홈런을 날린 NC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이 홈런상을 품에 안았다.

132타점을 쓸어담고 LG 구단 한 시즌 최다 타점 신기록을 써낸 오스틴 딘이 타점상을 받았다.

2015년 박해민 이후 9년 만에 한 시즌 60개 이상의 도루를 해낸 조수행(두산 베어스·64도루)이 도루상 주인공이 됐다.

출루율 1위는 0.447을 기록한 홍창기(LG)였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두산 투수 김택연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11.26. scchoo@newsis.com
승리상에서는 공동 수상자가 나왔다. 원태인(삼성)과 곽빈(두산)이 나란히 15승으로 다승 공동 1위가 됐다. 국내 투수의 다승 1위는 2017년 KIA 양현종 이후 7년 만이다.

올해 통합 우승을 차지한 KIA의 에이스로 활약한 제임스 네일은 평균자책점 2.53으로 이 부문 타이틀을 따냈다.

KIA의 뒷문을 든든히 지키며 31세이브를 수확한 정해영이 구원왕에 등극했다.

38홀드를 수확한 SSG 베테랑 노경은은 역대 최고령 홀드왕으로 이름을 올렸다.

탈삼진상은 NC 외국인 투수 카일 하트(182개)가, 승률상은 KT 위즈 마무리 투수 박영현(0.833)에게 돌아갔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지난해 신설된 수비상 수상자에 대한 시상도 이뤄졌다.

투수 하트, 포수 박동원(LG), 1루수 오스틴, 2루수 김혜성(키움 히어로즈), 3루수 허경민(KT), 유격수 박찬호(KIA), 좌익수 에레디아, 중견수 정수빈(두산), 우익수 홍창기(LG)가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김혜성과 허경민, 박찬호, 에레디아, 홍창기는 2년 연속 수비상 수상에 성공했다.

◇2024 KBO리그 부문별 수상자

▲최우수선수상(MVP) = 김도영(KIA)
▲최우수신인상 = 김택연(두산)
▲승리상 = 원태인(삼성) 곽빈(두산)
▲평균자책점상 = 제임스 네일(KIA)
▲세이브상 = 정해영(KIA)
▲승률상 = 박영현(KT)
▲홀드상 = 노경은(SSG)
▲탈삼진상 = 카일 하트(NC)
▲장타율상·득점상 = 김도영(KIA)
▲타율상 = 기예르모 에레디아(SSG)
▲안타상 = 빅터 레이예스(롯데)
▲홈런상 = 맷 데이비슨(NC)
▲출루율상 = 홍창기(LG)
▲타점상 = 오스틴 딘(LG)
▲도루상= 조수행(두산)
▲심판상 = 김정국 심판위원

◇2024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수상자

▲평균자책점상·승리상 = 성동현(LG)
▲타점상 = 임종찬(한화)
▲홈런상 = 전의산(SSG)
▲타율상 = 김웅빈(고양)

◇2024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수상자

▲평균자책점상·승리상 = 송승기(LG)
▲타점·홈런상 = 박정현(상무)
▲타율상 = 김태훈(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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