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출동 후에야 결제…후에 다시 찾아와 "장염이니 치료비 달라"
[서울=뉴시스]홍주석 인턴 기자 = 횟집에서 한 손님이 '서비스 메뉴를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결제를 거부한 사연이 보도됐다.
25일 JTBC '사건반장'은 횟집을 운영하는 제보자 A씨가 지난 23일 한 가족 손님에게 총 11만 8000원어치 메뉴를 제공했다가 결제를 거부당한 사연을 전했다.
A씨에 따르면 가족 중 한 명인 남성 손님은 "다른 테이블에 미역국이 나가는 걸 봤다. 왜 우리 테이블은 안 줬나"라고 항의했다.
이에 직원은 "손님이 주문한 메뉴에는 미역국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다른 손님에게 미역국이 제공된 건 '아이가 먹을 만한 게 없냐'고 따로 요청해서 드린 거다"라고 답했다.
이후 A씨는 직접 나서 "손님으로서 기분 나쁠 수 있으니 아이들 먹게 미역국 포장해 드리겠다. 음료수도 챙겨드리겠다"며 사과했지만, 남성 손님은 "기분 나빠서 음식값 다 계산 못 하겠다. 다른 사람들한테도 미역국 주지 마"라고 했다.
남성 손님의 난동에 A씨가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고, 그제야 남성 손님은 음식값을 계산했다.
그러나 A씨는 상황이 여기서 일단락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남성 손님은 음식값을 결제한 직후 복통을 호소했다고 한다. 그는 경찰이 옆에 있음에도 "아, 배 아프다. 병원 가야 할 것 같다"며 "토할 것 같다"고 했다.
이에 의아함을 느낀 A씨는 곧바로 식당 내부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다. 영상에는 남성 손님이 다른 테이블의 미역국을 본 뒤 일행 여성에게 귓속말로 얘기하는 모습, 남성 손님이 손바닥을 펴며 숫자 5를 표시하자 여성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모습 등이 담겨있었다.
A씨는 "영상을 보고 손님들이 한 행동을 되짚어보니, 손바닥으로 5를 표시한 게 '5만원만 계산하자'라는 의미 같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남성 손님은 횟집에 다시 찾아와 "배가 아파 응급실에 갔고, 장염 진단을 받았다"며 A씨에게 병원비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비를 요구받은 A씨는 "부부와 아이 2명 총 4명이 음식을 먹었는데 남편만 장염이 걸렸다고 하더라"며 "음식에 문제가 있었다면 (가족 일행) 모두 병원을 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또 A씨는 "15년 간 했던 생업인데 자괴감이 들어 다른 일을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횟집에서 미역국 없다고 난리 치는 걸 보니 화가 난다. 요즘 장사하기 참 힘들 것 같다" "내가 병원에서 일하는데 환자가 병원 가서 이유 없이 계속 배가 아프다고 우기면 내주는 병명이 저 병명이다. 자식들 앞에서 저런 행동을 하는 게 부끄럽지도 않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juseo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