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노조, 조합원 투표서 파업 가결
10여차례 노사 협상 불구 이견차 못좁혀
잇단 화재로 안전관리 강화도 시급
수익성 개선도 해결해야 할 과제 꼽혀
노조가 만약 단체 행동에 나설 경우 창사 56년 만의 첫 파업이다. 포스코와 노조가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분위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노조는 지난 25일 조합원 투표를 통해 쟁의 행위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조합원 7934명이 참여해 찬성 5733명(72.25%)으로 가결됐다.
쟁의 행의 가결은 실제 파업을 위한 첫 단계로, 포스코는 창사 56년만에 총파업이라는 유례없는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포스코와 노조는 지난 9월부터 10차례 넘게 협의를 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실제 총파업이 벌어질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다. 노조는 지난해에도 쟁의 행위안을 가결시켰지만 실제 파업을 벌이진 않았다.
현재 노조는 기본급 8.3% 인상, 격려금 300%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 측은 기본급 8만원 인상과 일시금 600만원 지급을 제시한 상태다.
특히 장 회장이 올해 취임한 후 첫 임급 및 단체 협상인 만큼 노조와의 갈등 관리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포스코는 우선 노사 관계를 담당하는 조직을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다.
국가 기간 산업인 포스코가 멈춰 설 경우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철강 제품의 공급 차질이 벌어질 수 있다. 포스코의 철강 제품은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산업 전반에 널리 사용된다.
장 회장 앞에는 안전 관리 강화라는 또다른 과제도 놓여 있다. 지난 24일 포스코 3파이넥스 공장에서 2주 만에 화재가 발생하는 등 크고 작은 화재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포스코는 3공장을 제외한 1~4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철도를 이용해 하공정으로 보내면서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고 있다.
특히 큰 흐름에서 중국과의 가격 경쟁력에 밀려 판매가 침체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내부 문제를 빨리 매듭짓고 기술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포스코의 3분기 영업이익은 74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9% 감소했다.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가 심해지며 올 들어 1선재 공장, 포항1제강 공장을 멈출 정도다. 중국 소재 장가항포항불수강 공장 매각도 검토 중이다.
포스코는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숙제도 맞고 있다.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이차전지 소재 부문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감소)으로 갈수록 수익성이 둔화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장인화 회장 이하 경영진의 위기관리 능력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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