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문건유출·선거전복 특검 공소취소…수사보고서는 불씨(종합)

기사등록 2024/11/26 07:48:50 최종수정 2024/11/26 08:02:16

특검, 법원에 공소취소 요청…당선인 신분에 재판포기

총 4개 재판 중 2개 기각…나머지도 처벌 가능성 희박

2022년 임명 특검, 2년간 수사·재판했지만 결국 무산

[해리스버그=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8월31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주도인 해리스버그 유세 도중 주먹을 쥐고 있다. 2024.11.26.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수사해 두 차례 기소한 잭 스미스 특별검사가 25일(현지시각) 두 사건 모두 공소를 취소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특검 공소취소로 취임 전은 물론 취임 이후 사법리스크까지 상당수 벗어나게 됐다. 다만 특검은 재판과 별도로 수사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라 논란의 불씨는 남은 모습이다.

AP통신, CNN에 따르면 잭 스미스 특별검사는 이날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전복 혐의 사건을 심리 중인 워싱턴DC 연방법원에 해당 사건을 기각해달라고 요청했다.

스미스 특검은 6쪽 분량의 공소취소 요청서에서 "법무부의 입장은 헌법에 따라 피고인이 취임하기 전에 이 사건이 기각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검은 이날 플로리다항소법원에서 진행 중인 트럼프 당선인의 기밀문건 유출 혐의 사건과 관련해서도 공소를 취소하겠다는 요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번 결정은 현직 대통령은 재임 중 기소되거나 처벌될 수 없다는 법무부의 오랜 법률의견에 근거해 내려졌다. 유무죄 판단과 관계없이 트럼프 당선인의 신분 때문에 재판을 포기한 것이다.

특검도 이번 결정이 트럼프 당선인의 무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스미스 특검은 대선전복 시도 혐의 취소 요청서에서 "이번 결과는 피고인에 대한 재판의 타당성이나 설득력에 기반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한 "피고인 기소의 타당성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환경이 변했다"며 "11월5일 선거 결과로 피고는 2025년 1월6일 대통령 당선인으로 인준되고 1월20일 취임할 예정"이라고 적었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 문건 유출 사건을 수사해온 잭 스미스 특검이 지난해 6월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1.26.

하지만 결론적으로 트럼프 당선인은 남아있던 사법리스크 상당수를 덜어내게 됐다. 특검 외에 다른 두 사건은 선거가 연기되거나 재판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어 사실상 처벌 위험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트럼프 당선인은 특검의 공소취소 결정이 알려지자 즉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 사건들은 내가 겪어야 했던 다른 사건들과 마찬가지로 공허하고 불법적이며 결코 제기돼서는 안 됐다"고 밝혔다.

특검은 현직 대통령을 기소하거나 처벌하지 않는 원칙 때문에 재판을 포기했으나, 기소 자체가 불법이며 근거없는 것이라 규정한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스미스 특검을 미치광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는가 하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2초만에 해임할 것이라며 적개심을 숨기지 않았다.

스미스 특검은 2022년 트럼프 당선인의 기밀문건 유출 및 2020년 대선 후 의회폭동 종용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이 임명했다.

1년이 넘는 수사 끝에 스미스 특검은 지난해 6월 간첩법 위반을 비롯해 사법 방해, 기록물 훼손 내지 위조, 거짓 진술 등 37개 혐의를 적용해 트럼프 당선인을 재판에 넘겼다. 재임 중 취득한 기밀문건을 퇴임 이후 백악관 밖으로 반출했다는 등의 혐의다.

[뉴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3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맨해튼형사법원에 출석해 사업체 장부 조작 혐의 재판을 받고 있다. 2024.11.26.
같은해 8월에는 대선 결과 전복 모의 및 선거 방해 모의 등 4개 혐의로 트럼프 당선인을 기소했다. 대통령 퇴임을 앞두고 발생한 2021년 1월6일 의회 폭동 사태와 관련해 정부 권력을 사용해 민주주의를 전복하고 유권자의 의사에 반해 대통령직을 유지하려 시도했다고 특검은 판단했다.

하지만 두 사건 모두 올해 11월 치러진 대선 이전에 충분한 심리가 이뤄지지 못했다.

기밀문건 유출 혐의 1심은 스미스 특검 임명 절차가 위법했다는 트럼프 당선인 측 주장을 받아들여 사건을 기각했고, 특검 항소로 2심이 진행 중이었다. 대선전복 시도 혐의는 대통령 재임 중 행위를 처벌할 수 없다는 연방대법원 판단 이후 제동이 걸려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 복귀를 확정짓자 특검이 결국 고개를 숙였다.

다만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스미스 특검이 두개 사건과 관련한 최종 수사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특검보고서는 갈런드 법무장관이 공개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특검보고서를 통해 그간 공개되지 않은 범죄 행위 관련 사실이 드러날 경우엔 논란이 가중될 수 있다.

일례로 지난 2월 조 바이든 대통령의 기밀문건 무단 유출 의혹을 수사한 로버트 허 특별검사는 바이든 대통령을 기소하지않기로 했으나, 정신건강과 인지력을 지적한 특검보고서 내용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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