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중국 남부 광시성의 거대한 자연 싱크홀들이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24일(현지시각)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깊이와 지름이 각각 100m가 넘는 거대 싱크홀의 3분의 2는 중국에 분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남부 광시성에만 30개 이상의 싱크홀이 있는데, 이는 다른 어느 지역보다 많은 숫자다.
이는 광시성에 풍부한 석회암 때문이다. 싱크홀은 주로 지하의 강이 주변 석회암을 천천히 녹여 동굴을 만들고, 결국 땅이 무너져 생기는 현상이다.
광시성에서 가장 최근에 발견된 최대 크기의 싱크홀은 2022년 중국 동굴 탐험가들이 발견했는데, 그 깊이만 300m, 지름 150m 규모에 달한다.
이러한 중국 광시성의 거대 자연 싱크홀들이, 최근 중국 현지 소셜 미디어(SNS)에서 입소문을 타 새로운 관광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 출신의 한 커플은 BBC에 "(광시성의 싱크홀을 탐험하는 것은) 2주간 휴가의 하이라이트"라며 "이러한 종류의 관광이 중국 인터넷에서 점점 더 친숙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도 그것을 보고 멋져 보인다는 생각에 한 번 해보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 싱크홀에서는 새로운 식물들도 발견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를 비롯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세계 각국의 과학자들도 이 싱크홀을 방문하고 있다. BBC가 인용한 한 싱크홀 가이드는 "전문가들은 깜짝 놀랐다. 그들은 새로운 식물을 발견한 뒤 수십 년 동안 연구를 해왔지만 이러한 종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2년 전 발견된 싱크홀에서는 높이가 40m에 달하는 나무로 이뤄진 고대 숲이 형성돼 있기도 했다.
다만 그동안 산악지형이 대부분을 차지해 거의 없는 농경지와 인접국인 베트남과의 무역도 어려워 빈곤에 시달려온 광시성에게는 최근 관광명소로 떠오르는 이 흐름이 도시 관광산업 발전의 기회가 되고 있다는 게 BBC의 설명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관광을 통한 수입이 과학 연구의 수요를 압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의 싱크홀 연구자 리나 셴은 BBC에 "우리는 싱크홀을 더 잘 보호해야 한다"며 "싱크홀은 많은 희귀하고 멸종 위기에 처한 식물 종의 천국이다. 우리는 싱크홀을 통해 계속해서 새로운 발견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무리한 개발은 엄청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우리는 싱크홀의 원래 환경적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며 "결국 해결책은 균형을 맞추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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