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재생에너지 사업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인도 공무원에게 뇌물을 공여하고 이를 미국 투자자들에게 숨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인도 아다니그룹의 가우탐 아다니 회장에게 소환장이 발부됐다.

힌두스탄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뇌물공여·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아다니 회장 및 그의 조카이자 신재생에너지 업체 아다니그린에너지 임원 사가르 아다니에게 이같이 조처했다고 밝혔다.

소환장은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아메다바드에 있는 아다니 회장 자택 등 피고인들의 각 거주지로 발송됐으며, 이들은 21일 이내에 소장에 대한 답변 또는 동의안을 송달해야 한다.

앞서 미국 뉴욕동부지검은 지난 20일 아다니 회장 등 8명을 뇌물공여·증권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2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태양광 에너지 공급 계약을 따내기 위해 2020~2024년 사이 인도 정부 관리들에게 2억6500만 달러 (약 3702억원)이상의 뒷돈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미국 은행 등의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하고자 이 같은 사실을 은폐했고, 재무제표 등도 허위로 꾸민 것으로 미국 검찰은 보고 있다.

인도 내 사업이지만 아다니 회장이 미국 투자자로부터 해당 사업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뇌물 공여 사실을 숨겨 미국 증권 및 유사통신 투자 법을 어겼다는 것이 미국 법률 당국 및 증권 당국의 주장이다.

이번 소환장은 이 같은 혐의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라는 취지의 조처다.

이에 대해 아다니 그룹은 해당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법적 구제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룹은 이날 성명을 내어 "우리는 항상 모든 관할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거버넌스와 투명성, 규정 준수를 유지하기 위해 확고하게 노력해 왔다"며 "우리는 이해관계자, 파트너 및 직원들에게 우리가 모든 법률을 완전히 준수하는 조직임을 보장한다"고 전했다.

미국 현행법에 따르면, 외국에서 벌어진 부패 혐의 사건이라 할지라도 미국 투자자나 미국 시장이 피해를 입을 경우 연방검찰이 기소할 수 있다.

한편 아다니 회장은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부유한 사람으로, 순 자산이 850억 달러(약 11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1990년대에 석탄 사업으로 재산을 축적했다고 했다.

아다니그룹은 재생 에너지 분야 외에도 방위장비 제조, 도로 건설, 식용유 판매 등 인도의 여러 분야에 걸친 사업을 영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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