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제조기업들 "외국인 근로자, 수습기간 4개월 필요"

기사등록 2024/11/25 12:00:00 최종수정 2024/11/25 15:26:16

숙식비 제외 평균인건비는 263만8천원

[서울=뉴시스]외국인 근로자 고용 사유.(사진=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 중인 중소제조업체 대다수는 내국인 구인난으로 외국 인력에 의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평균 인건비는 260만원 가량으로, 비수도권 종사자가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가 발표한 '2024년 외국인력 고용 관련 종합애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 92.2%는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가장 큰 이유로 ‘내국인 구인 애로’를 꼽았다.

2022년 90.6%, 2023년 91.3%보다 악화된 수치다. 규모별로는 1~5인, 6~10인 기업의 내국인 구인 어려움이 각각 93.5%로 높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외국인 근로자를 두고 있는 중소제조업체 1225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중소기업의 외국인 근로자 고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해 제도개선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취지다.

내국인을 고용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82.2%가 열악한 작업환경·임금·복지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들의 빈자리를 외국인들이 대체하고 있지만 초반 생산성은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다. 3개월 미만 내국인 대비 외국인 근로자 생산성은 55.8%로 조사됐다. 3~6개월 미만은 70.3%, 6개월~1년 미만은 83.6%로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상승했다.

이런 이유로 모든 응답 기업들은 외국인 근로자의 수습 기간이 필요하다고 뜻을 모았다. 기업들이 본 정정 수습기간은 평균 3.7개월이었다.

외국인 1인당 평균 인건비는 263만8000원(기본급 209만원, 상여금 4만1000원, 잔업수당 42만5000원, 부대비용 8만2000원)이다. 숙식비(38만6000원) 포함 시 302만400원까지 오른다.

숙식비를 제외한 외국인 근로자의 인건비 수준은 같은 조건 내국인 근로자 대비 93.6% 수준으로 파악됐다. 숙박비 포함시 내국인보다 많은 받는 이들은 57.7%로 조사됐다.

외국인 근로자 기본급은 2022년 195만4000원, 2023년 207만원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잔업수당은 2022년 52만8000원, 2023년 48만1000원, 2024년 42만5000원으로 감소했다. 최근 중소제조업의 경기가 악화됐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사업주의 외국인 근로자 관리 시 애로 요인으로는 의사소통(낮은 한국어 수준·66.7%), 잦은 사업장 변경 요구(49.3%)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외국인 근로자 채용 시 가장 고려하는 사항은 출신 국가(76.7%), 한국어 능력(70.4%) 등의 순으로 확인됐다. 두 항목 간 격차는 지난해 17.9%p에서 6.3%p로 크게 좁아졌다. 외국인 근로자의 한국어 능력 중요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뉴시스]외국인의 내국인 대비 생산성.(사진=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내년도 외국인력 도입 규모로는 '올해 수준 유지'가 65.2%로 가장 높았다. 현 외국인 근로자의 체류 기간(최장 9년 8개월)이 적정한지에 33.1%는 ‘5년 이상 추가 연장’이 필요하다고 꼽았다.

고용허가제 개선과제로는 외국인 근로자 체류 기간 연장이 54.6%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서 ‘불성실 외국인력 제재 장치 마련’ 50.5%, ‘고용 절차 간소화’ 42.4%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전문인력(E-7)을 고용할 의사가 있는 기업 88.1%는  장기로 외국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숙련기능 점수제 인력(E-7-4)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정부가 외국인 근로자 도입 쿼터 확대와 업체별 고용 한도 증대를 통해 일시적으로 인력난을 완화했지만, 현장에서는 외국인 근로자의 부족한 한국어 능력으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낮은 생산성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을 이번 조사로 인해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 근로자들의 낮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입국 전에 한국어 소통 능력을 향상시키는 교육이 꼭 필요하다. 기초 기능 등 직업훈련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라며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인력 운영을 위해 성실히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체류 기간을 연장하는 등 외국인력 활용에 있어 지속 가능한 정책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hjkw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