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닉, '낸드'도 위협적…삼성, 400단 개발 앞당길까?

기사등록 2024/11/25 11:47:38 최종수정 2024/11/25 14:58:16

삼성, 400단 낸드 로드맵 앞당길지 주목

SK하닉·마이크론 등 경쟁사 개발 속도↑

"한 세대라도 밀리면 기술 격차 커"

[서울=뉴시스]SK하이닉스 세계 최고층 321단 1Tb TLC 4D 낸드. (사진=SK하이닉스 제공) 2024.11.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SK하이닉스가 세계 최고층 낸드플래시 양산에 성공하며 D램에 이어 낸드에서도 삼성전자의 1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당초 업계 예상보다 SK하이닉스의 차세대 낸드 개발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어서다.

미국의 마이크론도 최근 300단에 가까운 낸드를 개발하면서 '적층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당초 계획한 개발 로드맵을 앞당길 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 400단 이상의 낸드를 출시할 예정인데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 기술 선점이 불가피한 상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세계 최고층 321단 1테라비트(Tb) TLC 4D 낸드를 양산했고, 이를 내년 상반기부터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업계에서 300단이 넘는 낸드를 개발한 것은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이전 세대(238단)보다 생산성을 59% 높였고, 데이터 전송 속도는 12%, 읽기 성능은 13% 개선했다.

최정달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온디바이스 AI 등 시장 공략에 유리한 입지를 점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낸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살아있는 반도체로, 데이터가 저장되는 셀(Cell)을 여러 개 수직으로 쌓는 것이 기술 경쟁의 핵심이다. 단을 높이 쌓을수록 용량이 커지고 전력 효율이 좋아진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고용량 기업용 SSD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이에 탑재되는 낸드가 얼마나 높은 단수를 갖췄느냐가 더욱 중요해졌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이번 321단 낸드 양산은 예상보다 일찍 이뤄졌다고 평가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의 낸드 자회사 솔리다임 이사회 의장까지 맡으며 낸드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가 지난 4월 양산하기 시작한 1Tb TLC 9세대 V낸드는 280~290단으로 알려졌다. 낸드 점유율 2위인 SK하이닉스가 단수 측면에서 당분간 점유율 1위 삼성전자에 앞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 430단 10세대 V낸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다만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도 비슷한 시기 400단 대 제품을 내놓을 전망인 만큼 현 계획으로는 삼성전자가 쉽사리 기술력 격차를 내기는 어려운 상태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적층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400단 이상 낸드의 출시 시점을 앞당길 지 주목하고 있다.

기업용 SSD 등에 필요한 낸드 수요가 커 삼성전자의 차세대 낸드 출시가 빨라지게 되면 고객 확보에 유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000단 V낸드 개발하겠다는 제품 로드맵을 공개했는데, 이 또한 시장 경쟁에 따라 다소 앞당겨질 여지가 있다. SK하이닉스도 2030년 1000단 낸드 개발을 마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일본의 키오시아는 이보다 3년 앞선 2027년 1000단 개발 로드맵을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칫 한 세대라도 적층 경쟁에서 밀렸다가 기술 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 있는 게 낸드 시장"이라며 "복잡해진 초고층 낸드 공정에서 본딩(접합) 기술 등으로 수율(양품비율)을 얼마나 끌어올릴 지 관건"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업계 최초 양산, 삼성전자 9세대 V낸드 제품.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4.06.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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