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대선 패배 연설서 "싸움 계속할 것"
역대 부통령 다양 행보…"해리스 선택지 많아"
"해리스 입으로 대선 정리 작업 필요" 지적도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2024 미국 대선에서 패배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참패 이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24일(현지시각)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해리스 부통령이 퇴임 후 캘리포니아 주지사직에 도전하거나 선거 외 방법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견제할 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 민주당 전략가는 "해리스는 아직 경력을 더 쌓을 여력이 있다"며 "미국에서 정치를 하기엔 젊고, 강력한 지지층을 구축한 만큼 사람들은 해리스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할지 정말 기대하고 있고 이는 선거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해리스는 여전히 싸우고 있다"며 "공공 정책과 관련된 것이 될지 민간 부문에서 선한 싸움이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직후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는 연설에서 "우리가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싸우는 한 미국 약속의 빛은 계속 타오를 것"이라며 싸움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부통령직 전문가인 조엘 골드스타인 세인트루이스대 로스쿨 명예교수는 최근 역사상 대통령직에 도전했다가 패배한 부통령은 소수이며, 이들은 패배 후 각자 다른 길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1953년부터 8년간 아이젠하워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리처드 닉슨은 1960년 민주당 존 F 케네디에 근소한 차이로 패배한 뒤 1962년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도전했다.
주지사직 역시 당선에 실패했지만, 1968년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백악관에 복귀했다.
1965~1969년 부통령을 지낸 허버트 험프리는 1968년 대선 후보로 출마했지만 패배했고, 1971년 상원의원에 당선돼 사망할 때까지 활동했다.
클린턴 행정부 부통령이던 앨 고어는 2000년 대선에서 조지 W 부시에게 패배한 뒤 환경 운동에 집중했다. 그 활약으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골드스타인 교수는 "해리스에겐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며 "대선에 계속 도전하길 원하고 본인이 원하는 길이라면 확실히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중도좌파 싱크탱크 '제3의 길' 공동 설립자인 짐 케슬러는 "해리스가 다음 대선에 출마하기로 결정했다면 가장 유력한 후보로 출발할 것"이라며 "압도적 선호도는 아니지만, 유권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고 트럼프와 짧은 선거 운동에서 자신을 매우 잘 변호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민주당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 등 떠오르는 스타들이 많다. 후보가 많아질수록 해리스 부통령이 모멘텀을 살리기 어려울 수 있다.
민주당 전략가 프레드 힉스는 "해리스가 2028년 경선에서 승리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출마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데, 지금부터 그때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지적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고향 캘리포니아에서 주지사로 대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있다. 뉴섬 현 주지사는 임기 제한으로 2026년 퇴임한다.
최근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행정대학원과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여론조사에선 유권자 절반가량이 해리스 부통령이 2026 주지사 선거에 출마하면 지지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다른 민주당 전략가 아부 아머라는 "앞으로 8~12개월 대선에서 일어난 일을 직접 정리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며 "연설이든 회고록이든 해리스의 이해가 제대로 드러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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