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수정 기자 = #A씨는 회사에서 막내라는 이유로 반말을 듣고 있다고 토로했다. A씨는 "나이가 좀 있는데도 막내라는 이유 하나로 사장부터 상사까지 반말을 하고 말을 함부로 한다"며 "사장은 '연차가 몇 년차냐, 네가 사장이냐'며 막말을 한다"고 말했다.

#B씨는 "반말하는 것도 그냥 넘어가고, 무시하는 발언을 해도 그냥 넘아갔는데 자존감이 너무 떨어진다"며 "과장님이 소리지르며 '어디 그런 못된 걸 배웠냐, 나를 무시하는 거냐'고 반말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호소했다.

이처럼 직장인 10명 중 5명은 직장 내에서 상사나 동료가 업무 관련 반말하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직장갑질119온라인노조가 글로벌리서치를 통해 9월2일부터 9월10일까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상급자 또는 동료가 업무 관련 반말을 하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50.2%를 차지했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이 62.5%, 제조업이 50.2%를 차지해 다른 업종에 비해 10% 이상 높게 나타났다.

반말 사용을 경험한 적이 있는 응답자들에게 '반말을 들었을 때 불쾌감 또는 모욕감을 느낀 적이 있는지'를 물어본 결과, '있다'는 응답이 44.4%로 나타났다. 직장인 4명 중 1명은 직장에서 반말로 불쾌감 또는 모욕감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직급별로는 일반사원급(50.3%)이 다른 직급에 비해 '반말 사용 시 불쾌감·모욕감을 느낀 적이 있다'는 비율이 높았다.

다니고 있는 회사 또는 부서에서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업무와 관련해 반말을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그렇다'는 응답이 42.1%를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56.8%)과 제조업(50.7%)이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 10명 중 8명은 상급자 또는 동료가 사적인 자리가 아닌 업무와 관련해서는 모두 존댓말을 사용해야 한다는 데 대해서 동의했다. 해당 의견에 동의하는 응답자는 전체의 81.1%로 높게 조사됐다.

온라인노조 사무처장 장종수 노무사는 "직장은 동의 없이도 반말이 가능한 특수한 공간이자 그로 인한 문제가 빈발하는 곳"이라며 "반말은 지위 차를 더욱 공고히 하고, 고착된 관계는 갑질에 저항하기 더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노조는 직장인 1000명 설문조사와 조합원 의견 수렴을 거쳐 '반말 금지', '칼퇴', '퇴근 후 연락 금지', '내 연차 내 맘대로', '회식문화 개선', '프리랜서 말고 근로계약서 쓰기' 등의 직장 개선 의제로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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