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고려청자의 정수 '상형청자' 대표작과 발굴품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다.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특별전시실에서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 특별전이 26일 개막한다. 국보 11건, 보물 9건, 등록문화유산 1건을 포함한 상형청자 대표작을 비롯해 국내 25개 기관과 개인 소장자, 중국·미국·일본 3개국 4개 기관 소장품 총 274건을 공개한다.
대상 형상을 본떠 만든 고려 상형청자는 비색 유약과 빼어난 조형성으로 고려시대 공예의 높은 기술적 성취와 독자적 미감을 보여줘 한국문화의 정수로 꼽힌다.
고려 상형청자 등장 전 특정 형상을 빚는 상형의 전통을 보여주는 삼국시대 3~6세기 신라와 가야에서 만든 상형토기와 토우장식 토기가 전시된다.
강진 사당리와 부안 유천리 가마터 발굴품과 태안 대섬, 마도 1호선, 보령 원산도, 진도 명량해협 출수품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자료가 최신 발굴품과 함께 선보인다.
다양한 동물과 식물을 소재로 한 명품 상형청자들도 볼 수 있다.
정신적 세계한 추구나 신앙적 바람을 담아낸 상형청자도 소개된다. 당시 성행한 도교와 불교 맥락의 의례용 상형청자와 청자로 만든 예배존상이 다양하게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는 고려와 같은 시기 중국 북송대(960~1127) 자기들도 비교 전시된다. 특히 주목되는 비교 자료는 북송 황실 자기를 생산했던 중국 허난성 청량사 여요 출토품이다. 고려 상형청자는 중국 북송 여요 자기와 더불어 12세기 동아시아 청자의 양대 산맥을 이뤘고 뛰어난 예술성을 자랑한다.
이 전시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지난 2022년과 2023년 컴퓨터 단층촬영과 3차원 형상 데이터 분석으로 밝혀낸 상형청자 제작기법을 인터렉티브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영상에는 청자 귀룡모양 주자, 청자 석류모양 주자, 청자 참외모양 병, 청자 상감 국화·모란무늬 참외모양 병, 청자 투각 칠보무늬 향로 등 상형청자 10점의 내부 구조를 살펴보며 다양한 제작기법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청자 참외모양 병'은 외면뿐만 아니라 내면도 참외모양의 굴곡진 형태가 잡혀있다. 반면 '청자 상감 국화·모란무늬 참외모양 병'은 내면이 전체적으로 곡면을 이루고 있어 외형은 비슷하지만 내부 단면의 차이가 있음이 드러났다. 이는 도구사용 등 제작 방법의 차이에서 오는 것으로 보인다.
전시실에서 상영되는 인터뷰 영상에는 이솔찬 국가무형문화재 전수자, 백운기 충남대 교수, 신미경 작가, 정구호 디렉터가 상형청자에 대한 생각을 들려준다.
어린이들을 위한 모바일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상형청자 주요작품을 보고 퀴즈를 풀면서 그 중요성과 의미를 알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미술사학회와 오는 2025년 1월17 고려 상형청자를 주제로 학술대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전시는 오는 2025년 3월3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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