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국·개도국의 기후변화 초래 줄이고 기후변화 적응 위한 기금
폐막 예정일인 22일 2차 시안에 처음으로 350조원 제시돼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회의(COP)는 2023 아랍에미리트연합, 2022 이집트, 2021 영국 회동 때도 폐막일을 지키지 못했다. 29번째가 되는 바쿠 개최의 유엔 기후회의(COP29)도 예외일 수 없는데 이번에는 거액의 돈이 걸려 어느 때보다 합의가 지연될 수 있다.
지난해 두바이의 COP28에서는 산유국 포함 200개 유엔 총 회원국들이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사용을 순차적으로 폐기, 종료하자'는 대원칙에 합의해 서명했다.
올 바쿠 유엔 기후정상회의는 몇 년 도까지 이 역사적인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기'를 이룰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대신 새 '기후 돈' 마련에 올인하며 협상해 왔다.
1995년부터 시작된 유엔 기후회의는 기후변화 및 지구온난화 주범인 온실가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각 나라가 구체적으로 얼마씩 줄이고 이를 어떻게 증거할 것인가 그리고 '기후 돈' 마련 등 2가지 문제를 붙들고 30년 가까이 걸어왔다고 할 수 있다.
'기후 돈'은 지구의 기후변화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 나아가 가난한 빈국과 여유가 없는 개발도상국들의 기후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에서 나온 방책이자 정책 도구다.
여유있는 부국들은 알아서 방책과 대책을 세울 것이나 개도국들은 그럴 여유가 없어 외부 도움이 없으면 기후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드는 활동만 계속하게 된다. 그러면 지구적 차원인 기후 상황은 부국들의 노력과 방책에도 더 나빠질 것이라는 판단에서 빈국과 개도국들의 기후변화 대응과 대처에 부국이 자금을 대기로 한 것이다.
2009년 COP15에서 잘 사는 나라들이 해마다 수백 억 달러를 모아 개도국과 빈국의 기후변화 피해복구 및 대처 자금으로 주기로 결정했다. 2020년까지 연 모금액수가 1000억 달러(현 140조원)에 이르자고 합의했다. 모금이 해마다 이뤄졌고 점차 늘어났지만 지난해까지 1000억 달러는 이르지 못했다.
여기에 두 번째 '기후 돈' '지구 기후기금'이 추가됐다. 2022년 회의에서 극한기후의 피해를 본 빈국·개도국들에게 주기로 '상실과 손해로부터 회복 기금'이 설립되었다. 현 기후변화가 선진국의 산업화와 그 소비 행태에서 기인했다고 할 수 있는데 산업화와 그다지 상관이 없는 빈국 및 개도국들이 기후변화의 첨예한 형태인 극한기후 피해를 실질적으로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종의 보상금 형식인 이 '상실과 손해' 기금은 현재까지 모금액이 10억 달러 정도에 그친다.
이 같은 '기후 기금'을 통한 개도국·빈국 지원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고 획기적으로 증액하자는 움직임과 함께 바쿠 회의가 열렸다. 개도국 및 빈국들이 주도한 움직임으로 골자는 '연 1000억 달러를 상한으로 한 지구 녹색기금을 최소한 그 10배인 연 1조 달러로 증액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 1000억 달러 지원으로는 가난하고 여유없는 나라들의 기후변화 상황 악화를 막을 수 없다는 것으로 지금의 열 배 재원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정도의 돈이 있어야 낮은 수준의 이산화탄소 경제로 나갈 수 있고 오래 전부터 당하고 있는 기후변화 폐해를 실제로 줄일 수 있어 지구적 차원의 기후변화가 실제로 개선될 단서를 잡을 것이라는 말이다.
개도국들과 빈국들이 계산하는 이 새 '기후 기금' 규모는 1조3000억 달러(1800조원)까지 올라가 있다. 바쿠 회의는 개도국과 선진국들이 기금 규모를 타협하는 것이 제일 먼저 필요하나 21일 첫 번째 최종합의 시안 시점에서도 공란 상태였다. 시안은 주최국 및 유엔 지도부의 의견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타협 절충 이전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폐막 예정일인 22일 오후2시(한국시각 오후8시)에 배포된 2번 째 합의안 시안에서 처음으로 숫자가 제시되었다. 2035년까지 2500억 달러(350조원)를 모아서 주자는 것이다.
2500억 달러는 현 녹색기금 상한 1000억 달러의 2.5배지만 빈국 및 개도국들이 원하는 1조 달러의 4분의 1에 불과한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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