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뇌경색 혈전제거 직후 '이것'…치료결과 악화 부른다

기사등록 2024/11/24 07:01:00 최종수정 2024/11/24 07:18:16

24시간 수축기 180mmHg미만 유지

140mmHg미만 무리한 조절 피해야

[서울=뉴시스]급성 뇌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혈전(응고된 피 덩어리)의 양이 너무 많으면 동맥으로 관을 삽입해 혈전을 제거하는 '동맥 내 재개통' 치료 직후 혈압을 무리하게 떨어뜨릴 경우 오히려 예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미지= 뉴시스DB) 2024.11.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급성 뇌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혈전(응고된 피 덩어리)의 양이 너무 많으면 동맥으로 관을 삽입해 혈전을 제거하는 '동맥 내 재개통' 치료 직후 혈압을 무리하게 떨어뜨릴 경우 오히려 예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PACEN)은 최근 ‘급성 뇌경색 환자에서 동맥 내 재개통술 후 혈압 관리 전략 간 비교’에 대한 임상적 가치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임상적 가치 평가란 연구의 주요 결과를 여러 이해관계자가 다각도로 검토해 국민의 합리적인 의료 서비스 선택을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사업단은 연세대 남효석 교수 연구팀의 연구(동맥 내 혈전 제거술을 통해 혈압을 최적으로 조절해 치료받은 환자들의 결과(OPTIMAL-BP))를 지원했다.

연구팀은 2020년 6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전국 19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무작위 배정 비교 임상연구를 시행했다. 연구결과, 동맥 내 재개통 치료 직후 수축기 혈압을 140mmHg 미만으로 더 낮게 조절한 군에서 표준적 혈압 관리군(수축기 혈압 140~180 mmHg)에 비해 예후가 나쁜 환자의 비율이 15.1% 더 많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급성 뇌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동맥 내 재개통 후 24시간 동안 수축기 혈압을 180mmHg 미만으로 유지하되, 140mmHg 미만으로 지나치게 조절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를 향후 급성 뇌경색 치료 가이드라인에 반영하는 것 뿐 아니라 임상 현장에서 근거에 기반한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뇌혈관 질환은 국내 주요 사망 원인이다. 골든타임 내 치료를 받아 생존하더라도 운동장애, 언어장애 등의 후유장애로 인해 환자 개인은 물론 사회·경제적으로도 부담이 크다. 동맥 내 혈전제거술 후 뇌출혈 발생, 뇌경색 진행 등 여러 혈관 사건들이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시기인 처음 24시간 동안 혈압 조절 목표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국내·외 가이드라인에는 동맥 내 혈전제거술 후 24시간 동안 혈압을 180/105 mmHg 이하로 낮추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만한 높은 수준의 전향적 비교 임상 연구가 없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의학 저널인 미국의학회지 'JAMA'에 실렸다.

허대석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 단장은 “이번 연구는 임상 현장에서 치료 전략을 선택하는 데 있어 중요한 근거로 활용될 수 있으며, 국내 환자들의 임상 시험에 대한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우수한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 중심의 국가 지원 공익적 임상 연구는 환자의 입장에서 무엇이 가장 최선인지 규명하는 연구를 지원함으로써 실질적인 국민 건강 향상에 이득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 "공익적 임상 연구에 대한 국가 지원이 반드시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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